▲ 김두환 미래변화예측연구소 소장/인천대 겸임교수

오늘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 비전은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로 잡혔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5대 국정 목표, 21개의 국정 전략, 140개의 국정 과제가 발표되었다.

‘선진일류국가’라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 비전과 비교해 볼 때 이명박 정부와 차별화된 새로운 정부의 방향성이 어느 정도는 가늠되는 것 같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명박 정부는 5대 국정 목표로 ‘섬기는 정부, 활기찬 시장경제, 능동적 복지, 인재대국, 성숙한 세계국가’로 세웠으며, 박근혜 정부는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맞춤형 고용·복지, 창의교육과 문화가 있는 삶, 안전과 통합의 사회, 행복한 통일시대의 기반구축’으로 세웠다.

얼핏보면 두 정부의 국정목표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어쩌면 한 국가를 운영하는 데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한 항목은 크게 변하지 않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미래예측을 하는 측면에서는 중요한 부분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새로운 정부의 방향에서 이명박 정부와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안전과 통합의 사회’라는 국정 비전 중에서 특히 ‘안전’부문에 해당되는 (전략 14)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 구현, (전략 15) 재난·재해 예방 및 체계적 관리, (전략 16) 쾌적하고 지속가능한 환경 조성 등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에서 ‘행정안전부’를 박근혜 정부는 ‘안전행정부’로 변경한 것도 새 정부가 ‘안전’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방증이다.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를 과거로부터 변하지 않는 사건과 변하는 사건으로 구분해 고려해 본다면 다가올 미래는 변하지 않는 사건으로 대부분 이루어질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변하는 사건에 좀 더 중점을 두는 이유는 다가올 미래는 변하지 않는 사건보다 변하는 사건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현재처럼 복잡성이 높아진 사회에서는 격변적 변화로 인한 창발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흔히 나비효과라고 불리는 혼돈의 가장자리에서 발생하는 창발현상은 무시할 정도의 작은 변동으로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적은 영향력을 가졌더라도 변하는 사건에 지속적인 관심을 두어야 한다.

이런 미래 추이를 기반으로 할 때 새 정부가 미래지향성을 고려한 ‘안전’에 초점을 둔 것은 미래사회에 대한 인식이 탁월한 것으로 판단된다.

수학자이며 미래학자인 존 캐스티는 그의 최근 저서인 ‘X이벤트’에서 사회적 파급 효과가 엄청나 시스템의 붕괴까지 올 수 있는 11가지의 사건을 제안하고 있는데 이는 디지털 암흑, 식량위기, 전자기기의 파괴, 세계화의 붕괴, 물리학적 재난, 핵폭발, 석유 소진, 전염병의 창궐, 정전과 가뭄, 로봇의 재앙, 금융의 몰락 등이다.

이러한 X이벤트는 복잡한 시스템으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에 반직관적이고 비선형적인 사건들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우리를 지배했던 인과론적이고 결정론적인 환원주의적 사고방식으로는 X이벤트 발생을 예측할 수 없기에 사실적·동태적·순환적 시스템 사고방식으로 무장해야 한다.

이러한 시스템 사고로 무장, 국가의 ‘안전’을 염두에 둔 국정운영을 할 때 새 정부는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최선의 선택을 함으로써 IMF사태와 같은 국가위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인천시의 올해 예산은 7조3천875억 원, 채무는 3조2천346억 원이며, 예산대비 채무비율이 43.8%로 전국에서 재정건전성이 가장 취약하다.

이제는 인천시 재정건전성의 책임소재를 따지는 후진적 발상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 창발현상을 유도하기 위해 창의적인 시스템 사고방식을 기반으로 선호적 미래예측을 해야 한다.

윈드서핑하는 사람들은 큰 파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한다.

지금은 큰 파도에 두려워할 때가 아니라 몸을 맡겨 파도를 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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