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환 미래변화예측연구소 소장/인천대 겸임교수

5월 7일 한미동맹 60주년을 기념하면서 양국의 새로 선출된 리더들이 한미정상회담을 가졌으며,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기반으로 한 한미동맹이 60년을 지나면서 양국의 관계는 21세기 동북아 평화 유지를 위한 포괄적 전략동맹국이며, 글로벌 파트너로 발전되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다루어진 의제는 21세기 동북아 정세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점들이 많다.

북한의 핵무기 무장을 통한 도발과 급변하는 대외정책 기조, 미국과 더불어 G2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는 중국의 부상, 아시아의 강자 자리를 탈환하기 위한 일본의 공격적 외교 전략 구사 등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는 초강대국 역할을 하면서 세계 질서를 자신들이 주도했다고 자부하는 미국으로서는 감당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북한·중국·일본 등 어느 한 국가도 이제는 미국의 의도대로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미국은 동북아에서의 영향력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완충지역인 한국의 역할을 강화시키고 한미 간 관계를 재정립하려고 할 것이며, 이런 미국의 의중이 한국과의 동맹을 좀 더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에 반영되었을 것이다.

역사를 살펴보면, 거대한 국가의 왕조가 바뀌면 주변 국가의 지도자들도 바뀌는 경우가 많다.

이는 국가의 권력이 한 국가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주위 국가의 권력과도 결탁, 새로운 정치체제와 정치권력을 생성하면서 예측불가능한 창발현상을 만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박근혜, 북한의 김정은, 미국의 오바마, 중국의 시진핑, 일본의 아베 등 각국의 새로운 리더들은 21세기 동북아 정세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나름대로 치밀한 전략들을 구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이슈는 역시 G2인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이다.

세계은행에서 발표한 2011년 GDP를 보면 세계 총 GDP 70조 달러에서 1위 미국 15조 달러, 2위 중국 7조3천억 달러, 3위 일본 5조8천억 달러, 15위 한국 1조1천억 달러이다.

세계 총 GDP에 비해 미국 GDP는 21%를 차지하고, 한중일 GDP는 20%를 차지하는데, 이는 기축통화를 유로를 사용하는 유럽연합의 GDP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과 미국의 패권전쟁은 필연적일 것이다.

미국은 세계 제일의 초강대국의 자리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중국은 세계 제일은 어렵더라도 미국과 대등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중국은 반드시 아시아 경제 공동체를 구성할 것이며, 미국 달러, 유럽연합의 유로와 대등하게 통용할 위안화의 세계화나 아시아단일 통화인 야위안을 도입할 것이다.

삼국지를 보면 유비의 촉나라는 조조의 위나라나 손권의 오나라에 비해 보잘 것 없는 군대와 역사를 가졌으며 두 강대국에 끼여 풍전등화의 순간들을 많이 겪는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강대국의 대결구도에서 위나라와 오나라 모두 촉나라를 공격해 점령하기보다 자국의 협력자로 만들고자 했다.

유비의 책사였던 제갈공명이 주군에게 조언하기를 천하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천하삼분계를 구사하면서 촉나라의 세력을 키워야 하며, 반드시 형주 땅을 얻어야 한다고 했다.

유비는 형주를 얻고, 삼국이 대등할 정도로 세력까지 키웠다. 이뿐만 아니라, 당대 최고 책사인 공명과 봉추를 얻었고, 위나라와 오나라 모두 부러워하던 관우와 장비라는 동생을 두었으며, 조운·마초·황충 등의 오호장군을 휘하에 두었다.

그러나, 유비는 형주를 잃고, 관우도 잃었으며, 삼국을 통일하지 못했다.

지금 한국의 형세가 바로 미국과 중국의 강대국에 낀 촉나라와 같다.

중국은 G2 국가로서의 영향력을 확대시키고 아시아의 강자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일본의 연합이 절실하다.

또한 미국은 중국의 부상을 막으면서 초강대국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일본의 계속적인 우호적 동맹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일본은 아시아 강자 자리를 되찾기 위해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과의 경제적 예속관계는 청산하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일본과의 연합이 쉽지 않기에 반드시 한국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으려고 할 것이다.

1992년 8월 24일 한국과 중국은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한 후 가장 가깝게 될 기회가 왔으며 한국이 크게 발전할 시기가 왔다고 본다.

중국과 미국이 모두 한국을 절박하게 필요로 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6월 하순 중국을 방문할 예정인데 이번 방중을 통해 새로운 친중시대를 열어야 하며, 아·태 지역 평화와 안정의 핵심축(linchpin)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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