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성군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5월 축제가 한창이다.

똑똑한 지역축제는 곧 지역의 경쟁력이다. 축제는 지역브랜드 가치는 물론 지역 특산물의 품격을 높이는 데 일조하기 때문이다.

이는 모두 볼거리·먹을거리와 관련이 있다. 그러다 보니 요즘처럼 눈으로 먹는 볼거리 축제를 강조한 때도 없었던 것 같다.

특히 식탁위에서 컬러 파괴 현상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우리는 입으로가 아닌 눈으로 먹는 시대에 살고 있다.

특정 음식에 따라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색상이 이제는 선입견에 불과하다.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각종 음식에 색다른 컬러들을 접목시켜 시각적으로 호기심과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결국 먹고 마시는 것도 예쁘고 튀어야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결론이 성립된다.

이에 부응한 눈으로 먹는 명품 축제들이 있다.

세계적인 축제로 독일 뮌헨 맥주축제, 브라질 리우축제, 스페인 토마토축제, 일본 삿포르 눈축제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스페인 토마토축제는 1944년 토마토 값 폭락에 분노한 농부들이 시의원들에게 분풀이로 토마토를 던진 것에서 시작되었다.

이 시위로 시민들의 의사가 관철된 것을 기념해 잘 익은 토마토를 서로 던지며 시민정신을 되새기는 것이 이 축제의 취지이자 유래이다.

토마토축제에는 어느 축제보다 서민적이고 향토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고 주민들의 참여 또한 뜨겁다.

삿포르 눈축제 역시 해마다 2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갈 정도로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명품축제이다.

겨울만 되면 눈이 많이 오는 작은 도시에서 어떻게 보면 눈이 골칫거리가 될 수도 있는, 그리고 겨울의 혹한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오히려 눈축제로 승화시켜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세계 명품축제의 공통된 성공요인은 무엇일까?

모두가 독특하고 차별화된 소재를 가지고 테마별로 지역특성과 조화를 이루었다는 특징과 그 중심에 눈으로 먹는 축제의 특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일부 지역축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먹고 마시는 축제다. 전문적이며 차별화된 눈으로 먹는 축제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맹점이다.

우리의 마을잔치식 축제의 경쟁력을 높이고 세계적 명품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런 컬러축제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눈으로 먹는 축제가 중요하다. 다양한 색깔로 다가서자는 이야기다.

무지개 색으로 축제식단을 꾸미자는 것, 과일·채소는 색깔마다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색깔을 섞어 먹는 것이 영양학 상으로도 좋다.

따라서 새로운 컬러 치즈를 찾아보자.

생쥐와 꼬마인간은 치즈를 찾아 헤매다 결국은 창고에 가득한 향내 나는 치즈를 발견한다. 그리고 한없이 만족하며 마냥 행복하게 치즈를 즐긴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치즈가 사라진다. 변화를 예측한 생쥐는 즉시 신발끈을 질끈 동여 메고 치즈를 찾아 나서고 결국은 새 창고에서 더 맛있는 치즈를 발견한다.

반면 꼬마인간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하면서 빨간 얼굴로 화만 내고 어찌할 바를 모른다. 그리고 치즈가 없어졌다는 사실조차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애써 변화를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다.

이 스토리는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중에서 인용한 내용이다. 이렇게 세상은 새롭게 변하고 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값을 청구하지 않는다는 이색적인 농산물 홈쇼핑은 시대의 변화를 잘 대변해 준다.

이제는 우리 축제도 컬러 치즈를 찾아나서야 한다.

먼저, 인기 영합적 포퓰리즘에서 탈피해 비교우위의 색깔 있는 축제를 찾아 선택해야 한다.

둘째, 인근의 경쟁력 있는 관광자원 및 지역주민과의 연계를 통해 색깔 있는 축제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고 참여를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그 지방의 독특한 색깔을 만들어내고 자연과 역사를 하나로 묶어 색깔 스토리를 만들어내야 한다.

축제의 경쟁력, 이제 새로운 컬러 경제학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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