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사용량이 전력공급량을 초과하면 블랙아웃(대정전)사태가 올 수 있다. 지난 2011년 9월 15일 블랙아웃의 문턱까지 도달한 적이 있다. 기온 급등으로 전력 소비가 급증하면서 당시 예비전력이 100만㎾ 이하로 떨어지자 전력거래소가 순차적으로 일부 지역의 전력을 차단하는 지역별 순환정전을 시작했다.

이른바 국내 역사상 최대정전 사건인 ‘9·15 대정전’ 사건이다. 이때 순환정전은 사전공지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면서 전국적으로 피해가 속출했다.

 전국 656만 가구에 정전이 발생했고, 5천700여 개의 기업이 피해를 입었으며, 2천900여 명이 엘리베이터에 갇혀 119 등에 구조를 요청했다. 병원·은행·군부대 등 중요시설도 예외 없었다. 당시 피해액은 8천962건에 610억 원에 달했다.

현재 전력예비율 10% 미만 일수는 벌써 2011년 한 해 수준을 넘어섰다. 사흘에 한 번꼴로 전력예비율이 10%를 밑돈 셈이다. 일부 원자력발전소 가동까지 중단돼 여름철 전력수요가 급증하면 대규모 정전사태인 블랙아웃이 현실화될 수 있는 확률이 점점 커지고 있다.

올 여름 전력수급 전망에 따르면 전력피크 때의 예비전력은 고작 147만kW로 적정 예비전력(400만kW)에 한참 모자란다고 한다. 원전 1기만 갑자기 멈춰도 대규모 정전사태는 불가피하다. 철저한 대비책이 뒤따라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몇 가지 제언하고자 한다. 순환정전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내 뒷마당에는 안 된다는 ‘님비현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을 최소화 시켜야 한다. 발전소 건설과 송전 탑 설치 등에 발생하는 집단이기주의는 경제적 손실과 전력 손실을 가중시킨다.

 송전거리가 짧을수록 전력손실이 적다는 것은 자명한데도 반대에 부딪혀 먼 거리로 우회하고, 전력용량 공급지연으로 블랙아웃 같은 재난이 발생한다. 재난을 막기 위해서는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하고 인내하고 공존하는 사회풍토가 마련되어야 한다.

에너지 절약을 습관화 하고 실천하는 평생운동으로 전개해야 하겠다. 전력소비가 많은 피크시기에만 반짝하는 운동이 아닌 개인과 국가에 모두 이익이 되는 에너지 절약운동을 실시해야 한다.

정부와 유관기관들은 절전운동을 펼치고 있고 전력 소비가 큰 산업체들도 전력피크 감축과 자발적인 실천 등에 나서고 있다. 일반가정에서도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확대해야 한다.

 우리 자신도 모르게 연간 낭비되는 대기전력량이 3천470기가와트(GW, 1GW=10억W)이며, 전기요금으로 따지면 4천160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대기전력은 전원을 꺼도 플러그를 뽑지 않으면 소비되는 전력을 말하는데, 가정에서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절약이 가능하다.

산업체에 적용되고 있는 효율적 전력관리를 가능케 하는 스마트그리드 시스템을 아파트단지에 구축해 상용화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무한정 사용할 수 있다는 무감각적 사고를 일깨우기 위해 활증 요금 부과체계 폭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넝쿨식물 ‘녹색커튼’을 활용하자. 집 베란다에 넝쿨식물을 가꾸어 실내 온도를 낮출 수 있는 녹색커튼을 만들자. 식물의 증산작용에 의한 온도저하 효과에다 직사광선을 차단해 온도저하의 냉각 효과가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 도쿄도 환경국에서 발행하는 자료에 따르면 체감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 글로브온도에서 1.7℃의 낮은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성능에 따라 다소 오차는 있겠지만 실제 에어컨으로 실내온도를 1℃낮추는 데는 7%의 전력이 더 소요된다고 한다.

지금까지 ‘나 하나야 괜찮겠지’라는 식으로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며 행동했던 사고를 버리고 우리 모두 가정에서 전력소비를 줄일 수 있는 모든 절약방법을 실천해 나가자.

 전기절약 행동요령을 다시 한 번 상기하고 블랙아웃에서 벗어나자. 전기절약과 같은 생활의 시작은 바로 습관이다. 별것 아닌 것 같은 작은 습관이 블랙아웃을 차단할 수 있는 큰 실천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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