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으면 정말 복권이라도 당첨되어 부자 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든다. 그만큼 살기 어려운 것을 반증하는 것 같다. 하지만 부자가 된 사람들의 체험담을 듣고 있으면 그냥 부자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해야 할까, 정말 돈을 벌어서가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감정들이 부자가 될 같은 느낌 말이다.

그렇다면 투자뿐만 아니라 경제공부를 많이 하신 분이나 고급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들 중에는 별로 돈을 벌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는 현실은 어떻게 설명될까, 과연 경제학 초보자들에게는 부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경제학적 가치는 있는 건지, 진정 유익한 정보들이 많은 건지,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그런데도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 그래서 국내외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저술한 경제학개론을 펴보게 된다. 그리고 십중팔구는 조만간 그 책을 팽개치면서 자신의 ‘부족한 재능’을 탓하게 된다. 보통사람의 눈으로는 이해하기 쉽지 않다.

처음부터 끝까지 기기묘묘한 방정식과 그래프로 가득한 그 개론서는 그가 품고 있는 소박한 ‘경제학적 의문사항’들에 대해 결코 속 시원한 대답을 해주는 법이 없다.

사실 사람들은 부자들을 보면서 그들이 가진 경제적인 가치만을 마냥 부러워하기만 하고, 정작 그들의 성공 뒤에 숨겨진 노력과 정신적인 가치를 외면하고 만다. 하지만 겉모습이 아닌 그들이 그렇게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내면의 세계, 그들의 생각과 마음가짐, 그리고 철학적인 사고와 가치관을 분석해보면 의외로 궁금증이 풀린다. 

돈을 많이 번다고 많이 모으는 것은 아니다. 버는 만큼 많이 쓰면 남는 게 없다. 따라서 확실하게 돈을 버는 방법은 아끼는 것이다. 적게 벌어도 열심히 아끼면 힘들지만 큰돈을 모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푼돈의 마법인 것이다.

실례로 일본 규슈 후쿠오카현 후쿠쓰시에 있는 농가식당 ‘살구꽃 마을’은 30여 종의 채소류를 중심으로 만든 뷔페식 식당이다. 이 요리에 사용한 채소류는 식당에 올라오기 전 농산물직매소에 진열된 것을 그날 그날 사용하며 가격도 무척 저렴하다. 운영은 240여 명의 여성 조합원으로 구성된 ‘살구꽃마을 이용조합’이 담당한다.

 농가주부들이 직접 생산한 지역의 채소류를 많이 식용해달라는 소원을 담아 농가의 여성들이 서로서로 지혜를 모아 만든 뷔페식 식당은 널리 알려져서인지 지역 내 사람은 물론 인접 후쿠오카시나 기타큐슈시에서도 사람들이 온다.

이 직매장에서는 지역 내 학교급식소에도 채소류를 납품하는데, 조합원별로 매월 채소종류와 양을 할당해서 납품토록 한다. 이처럼 일본에서는 요즘 농가 주부들이 운영하는 푼돈식당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푼돈이 태산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1원씩 모아 산 선물이 가장 값진 마음이라고 한다. 실례로 독일에서는 재미있는 풍습이 있다. 결혼을 하려는 남자는 1페닉(한국 화폐 1원에 해당)짜리를 모아 신부가 결혼식장에서 신을 신발을 사주는 것이 가장 좋은 선물로 되어 있다. 그래서 결혼을 앞둔 남자들은 저금통에 부지런히 1페닉 짜리를 모으는 광경을 엿볼 수 있다.

사람들은 늘 작은 것을 무시하는 우를 범한다. 사실 작은 것은 언젠가 커지고, 큰 것은 작아진다. 그래서 큰 것을 원하는 사람은 작은 것을 아껴야 한다.

 반면 큰 것을 소유한 사람은 언젠가 작아질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작은 것을 소중히 생각하는 의식이 푼돈을 통해 싹튼다면,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풀 한포기도 그저 하찮은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애정을 갖게 된다.

큰 것과 작은 것은 시간 속에서 결국 동전의 양면임을 푼돈이 우리에게 알려준다. 한방으로 부자의 목마름을 채우려 하지만 쉽사리 답은 떠오르지 않고, 아픔은 줄어들지 않는다. 바라건대 한탕주의라는 단어가 낯선 말로만 들리는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그게 좋은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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