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정보 과장 의혹을 둘러싼 영국 정부와 언론 간의 갈등 와중에 자살한 데이비드 켈리 전 영국 국방부 무기 전문가가 이라크 전쟁을 앞두고 후세인 정권의 WMD를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은 군사력 뿐이라는 보고문을 남겼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 옵서버가 31일 보도했다.

옵서버는 올해 초 이라크전을 몇 주 앞두고 발간될 예정이던 이라크 관련 보고서에 켈리 박사의 이 같은 내용의 글이 실릴 뻔 했으나 신분 노출을 우려한 켈리 박사의 반대 등으로 보고서 발간이 무산됐다고 전했다.

옵서버는 이 보고서 편집을 맡았던 줄리 플린트로부터 켈리 박사의 원고를 넘겨받았다고 전했다.

켈리 박사는 보고문에서 "현재 이라크의 군사적 위협이 심각한 편은 아니지만이라크는 군사적 또는 테러 용도로 생화학 무기를 개발하려는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유엔의 무장해제 감독이 지난 12년 간 성과없이 끝난 만큼 이제 이라크를 철저히 결정적으로 무장해제할 수 있는 방법은 유감스럽게도 군사력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수당의 이안 던컨 스미스 당수는 31일자 인디펜던트에 실린 기고문에서"확언컨대 (공보수석인) 캠벨이 떠난다고 해서 혼란과 기만으로 점철된 노동당의 문화가 끝나지 않을 것이며 중요한 것은 부하가 아닌 상관의 사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다우닝가의 의사 소통을 실제로 지배하는 사람인 토니 블레어자신이 떠나야 한다"며 블레어 총리의 사임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이라크 정보 보고서 조작 논란의 핵심에 서 있었던 앨러스테어 캠벨총리 공보수석이 지난 29일 전격 사임하면서 일부 분석가들은 이번 논란이 캠벨이사임하는 선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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