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교육대학교 학생과 다문화 가정 초등학교 학생 간의 일대일 멘토링 학습이 지난 16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소재 인천부흥초등학교에서 진행됐다./양광범 기자 ykb@kihoilbo.co.kr

“눈조차 마주치지 못했던 아이들이 교감을 통해 서서히 변해 가는 모습을 보며 예비 교사가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습니다.”

아르바이트나 여행 등 자신을 위한 투자에 할애해도 모자란 대학생들이 여름방학 기간을 이용해 학교생활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다문화 가정 자녀들을 위한 재능 기부활동에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경인교육대학교 멘토링센터 소속 학생 8명은 지난 5일부터 2주일간 인천부흥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 가정 초등학생 8명과 일대일 학습을 진행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어머니가 외국인인 결혼이민가정 자녀들은 또래 학생들에 비해 말 배우기가 늦고 가정 지도가 부족한 특성 탓에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한글을 떼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학급 친구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해 30여 명의 학생들을 한꺼번에 가르치는 교사 입장에서는 난감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최미자 부흥초교 교사는 “학습지도 과정에서 지식 전달보다 아이들과의 교감을 쌓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아이들의 마음을 읽고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하지만 학급 아이들을 모두 책임져야 하는 담임 입장에서 어려움이 큰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다문화 가정 학생들의 특성을 고려해 봉사활동에 나선 경인교대 학생들은 집단 수업 대신 일대일로 학생들을 만나 아이들에게 필요한 학습을 자유로이 진행하는 방법을 택했다. 특히 고학년 학생의 경우 상급 학교 진학을 위한 수학·과학 과목 등의 심화과정 공부의 필요성이 커 마치 개인과외처럼 보다 섬세한 학습지도가 진행됐다.

처음에는 낯선 언니·오빠들의 등장에 제대로 눈 맞추기는 물론 교실에 들어오지조차 못한 채 겉돌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 공놀이를 할 만큼 마음의 문이 열린 명랑한 모습을 보였다.

박소이(특수통합교육과 1년)씨는 “처음 만난 1학년 학생이 아직 한글에 서툴러 학교에서 내준 방학숙제를 거의 못하고 있어 함께 숙제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고등학교 재학 때부터 다문화 활동에 고민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 뜻깊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2주일이라는 시간은 비교적 짧았지만 그 안에서 다문화 가정 학생들은 동화책 읽기, 놀이활동을 진행하면서 처음의 어색함을 많이 지워내고 학습의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평가와 함께 예비 교사인 교대생들 역시 방학을 맞아 강의실에서는 느낄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이선호(특수통합교육과 2년)씨는 “교육 현장에서 다양한 학생들을 만나는 과 특성에 맞는 경험을 할 수 있어 기쁘다”며 “숫기 없던 학생의 변화를 직접 체험하면서 교사와 학생의 사회적 교감의 필요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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