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쪽방상담소 박종숙 소장이 사무실 앞에서 미소 지으며 포즈를 취했다.
‘괭이부리말’과 ‘아카사키촌’은 인천시 동구 만석동에 위치한 쪽방촌으로 한국전쟁 직후 피란민들이 모여 만들어진 곳으로 현재 인천지역에는 동구 송림동, 중구 북성동과 인현동, 계양구의 작전동과 효성동 등에 쪽방 360여 가구가 생활하며 거주자의 대부분은 65세 이상 노인들이다.

‘인천쪽방상담소’는 지난 2001년부터 이곳 주민들의 생활 지원과 자활을 돕고 있다.
2006년 상담원으로 이곳에 첫발을 들인 박종숙(57·여·사진)소장은 8년째 쪽방촌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박 소장은 “딸과 함께 무료 공부방 자원봉사를 다니다 목사님의 권유를 받아 본격적으로 노숙인 쉼터 관리를 맡기 시작했다”며 “노숙인을 돌보며 보람과 책임감을 느꼈고 당시의 감정이 쪽방상담소와의 인연이 됐다”고 말했다.

박종숙 소장은 당시 근무하던 무역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사회복지사의 길을 걷게 된다. 그 영향이었는지 함께 자원봉사를 다니던 딸 우나래(30)씨도 현재 계양구 해인지역아동센터의 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박종숙 소장은 지난해 6월 ‘2012년 서민정책 유공자’로 선정돼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쪽방촌 200여 가구 주민들의 자립을 위해 2008년부터 운영해 온 자활공동작업장 ‘괭이부리말 희망일터’가 인정받은 것.
그는 “작업장을 처음 운영할 땐 주민 대부분이 타성에 젖어 반응이 좋지 않았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효과를 발휘해 취직하는 사람도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곳 주민들은 2008년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보내고 있다. 당시 한 거주민이 모금함을 비치한 것을 시발점으로 10원짜리 동전에서부터 일터 하루 품삯인 5천 원을 선뜻 내놓기도 했다. 그렇게 처음 모은 돈이 87만1천670원.
최하층민으로 지원받는 데 익숙한 사람들이 이웃을 위해 성금을 모았다는 점이 화제가 돼 당시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에게서 감사의 편지를 받기도 했다.

박 소장은 쪽방촌의 미래가 일자리에 달려있다고 단언한다.

그는 “이곳의 미래는 일자리 창출에서 시작된다”며 “스스로 무언가를 시작한다면 그곳에서 얻은 동력으로 삶의 이유와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 일환으로 상담소는 내년 자활 프로그램 사업으로 이곳 주민들에게 각종 자격증과 면허증을 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취업까지 돕겠다는 계획이다.

벌써부터 겨울나기 준비에 바쁜 박 소장은 “요샌 이런저런 지원이 많이 줄어 지금부터 개인 지원자나 단체를 수소문해야 한다”며 “예전엔 자존감 때문에 할 수 없던 일들이지만 이곳 주민들을 생각하면 절로 힘이 난다”고 말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