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환 미래변화예측연구소 소장/인천대 겸임교수

인천에서 14년 만에 개최된 제94회 전국체육대회는 ‘역동하는 인천에서 함께 뛰자 세계로! 비상하는 인천에서 하나되는 전국체전’이라는 슬로건으로 24일 7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전국체전은 무엇보다 내년에 있을 인천 아시안게임의 준비상황을 가늠해 본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성적표를 미리 얘기하면 낙제점을 거의 면할 정도이다. 전국체전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전 국민이 참여하고 즐기는 참여체전, 문화예술 공연과 스포츠가 조화롭게 어울리는 융합체전, 선진문화예술 및 환경도시 인천을 알리는 녹색체전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체전은 ‘동네잔치’라는 빈축을 살 정도로 인천시민들의 철저한 외면을 받았고, 체전과 연계해 준비된 특별 문화예술 공연은 거의 없었고, 인천을 효과적으로 알리려는 방안이 있었는지조차도 알 수 없었다. 체전의 슬로건은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리고, 탁상행정의 전형적인 모습들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체전의 홈페이지를 조금만 살펴본다면, 홈페이지에 차려진 거창한 밥상에 실제 체전에는 먹을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성공적 개최를 위해 시민참여 확대, 완벽한 개최준비, 개최성과 극대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성과지표를 놓고 본다면 이번 체전은 거의 낙제점에 해당된다.

 특히 내년 인천 아시안게임이라는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확실히 낙제점이다.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참가 선수와 함께 행사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자원봉사자들의 반응이 매우 냉담하다는 것이었다.

내가 만나 본 대부분의 자원봉사자들의 목소리는 마치 같은 대사를 읽듯이 거의 같았다. 자원봉사 현장에 나가보니 무엇을 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안내해주는 사람들이 없어 갈팡질팡하다가 하루를 다 보냈다고 한다.

무엇보다 자원봉사자들의 편의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한다. 내가 바라본 체전의 총체적 난국은 바로 소통의 문제로 본다.

우리는 미래를 준비하고 살아가지만 소통의 방식은 아직도 구태의연한 과거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아직도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면서 아날로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체전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만 봐도 이번 체전이 얼마나 국민들에게 호응이 없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자유게시판’은 소통의 최전방에 위치한 쌍방향 토론의 장이다.

‘자유게시판’에 들어가 보면, 기사도 거의 없을 뿐 아니라 부정적인 기사조차도 거의 없는 ‘유령게시판’이다. 한마디로 인터넷을 통해 체전에 관한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고 국민들이 판단했다는 것이다. 인터넷에 논쟁이 될 만한 기사가 뜨면 수천 개에서 수만 개의 댓글이 달린다. 가십거리인 연예인의 이혼기사도 수천 개의 댓글이 달린다.

정보의 시대에서 인터넷은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소통의 방식이다. 미래사회는 인터넷을 장악하는 자가 정보를 장악하고 권력을 장악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4대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LA타임스보다 인터넷 검색 포탈사이트인 구글의 영향력이 전세계에 휠씬 강력하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러한 측면에서 현재 정국을 혼돈으로 몰아넣는 국정원 댓글 사건을 곱씹어봐야 할 것이다.

인터넷을 접속하기 위해서는 컴퓨터를 통해서만 가능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모바일폰을 통해서도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게 되었다. 전철을 타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에 몰입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미래의 인터넷은 어떠할까? 미래사회에서는 컴퓨터 없이 안경·콘택트렌즈·벽지 스크린·가구·광고판 등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쉽게 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다.

특히 인터넷안경과 콘택트렌즈를 통한 인터넷 접속은 미래사회의 모습을 크게 바꾸어 놓을 것이다. 이를 통해 건강상태를 점검할 수 있고, 학교의 교육방식도 바뀌게 되고, 실시간 정보 검색이 가능하게 된다. 미래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소통 방식에 능수능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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