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강타한 제14호 태풍 `매미'로 인한 사망·실종자가 14일 오후 4시 현재 109명으로 공식 집계되는 등 시간이 갈수록 인명, 재산 피해규모가 늘고 있다.
 
이 같은 수치는 주민 신고 등을 근거로 집계한 것이나 정전이나 통신 두절 등에 의해 아직 신고되지 못한 인명피해 사례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여 실제 사망자와 실종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인명피해=중앙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14일 오후 4시 현재 태풍 `매미'로 인한 인명 피해는 사망 84명, 실종 25명으로 공식 집계됐다.
 
12일 경남 마산시 해운동 595 해운프라자가 물에 잠겨 건물 안에 10여명이 수몰된 것으로 추정돼 경찰과 해군, 119구조대 등이 출동, 물빼기를 통한 수색작업을 벌여 13, 14일 시신 8구를 인양했다.
 
사망·실종자를 지역별로 보면 경남이 57명으로 가장 많고 경북 17명, 전남 11명, 강원 11명, 부산 7명, 대구 3명, 제주 2명, 전북 1명 등이다.
 
원인별로는 산사태 18명, 건물붕괴 12명, 하천급류 23명, 침수 16명, 기타 40명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부산 수영구 아파트 신축공사장 등지에서 크레인 2대가 넘어지면서 소방관 5명이 부상했고, 중앙선 단양~단성 구간에서 새마을호 3량이 탈선, 승객 28명이 다치기도 했다.
 
▶재산 피해=해일과 하천 범람 등으로 전국에서 주택 등 건물 722채가 파손되고, 2천579채가 침수되는 등 재산 피해가 잇따랐다.
 
도로 170개소와 교량 3개소, 비닐하우스 1천644㏊가 파손되고, 경남 7천256㏊ 등 전국 농경지 1만566㏊가 침수됐다.
 
이재민도 크게 늘어 강원 4천182가구 1만2천149명, 경남 4천335가구 1만284명 등 모두 9천497가구 2만4천966명이 학교나 마을회관, 이웃집 등에 분산 수용됐다 일부는 귀가조치됐다.
 
부산항 신감만부두와 자성대부두에서는 항만 대형 컨테이너 크레인 11대가 넘어지거나 레일 이탈로 파손돼 복구에 최대 15개월까지 소요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수출입 화물수송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대규모 정전·통신 두절=태풍이 동반한 강한 비바람으로 전국 곳곳의 고압선이 끊어져 정전사고가 속출해 경남 52만, 부산 33만 가구 등 147만 가구의 전기공급이 한때 중단됐다.
 
원자력 발전소의 외부 송전선로나 주변압기가 고장을 일으키는 바람에 고리 1~4호기와 월성 2호기 등 발전소 5곳이 가동을 중지했고, 통신기지국도 3천55곳이 침수 등의 피해를 입었으나 현재까지 2천251곳만 응급복구가 끝났다.
 
▶도로 및 철도 유실=12일 오후부터 철도 전라선과 중앙선, 영동선 등 6개선이 집중호우 등으로 불통되는 등 철도와 도로의 불통사태도 잇따랐다.
 
전라선 순천~여수 구간은 13일 오전 11시50분께 복구가 끝났고 중앙선 단양~단성, 태백선 제천~백산, 여천선 흥국사~남해화학 구간도 복구가 완료됐다.
 
그러나 영동선 영주~강릉 구간과 정선선 정선~나전 구간은 복구 작업이 한달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속도로는 구마선 대구방향 6.5㎞ 지점과 중앙선 춘천방향, 중부내륙선 마산방향도 두절됐다 13일 복구됐고, 중앙선 대구방향 132.5㎞ 지점은 1개 차선의 통행이 재개됐으나 완전복구는 15일께 가능할 전망이다.
 
상당수 바닷길도 끊겼지만 13일 오전 8시부터 목포와 인천지역에서 운항을 시작, 현재 연안 여객선 전체 96개 항로 135척이 모두 정상운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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