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관문도시 건설 이것부터 고쳐야 (2편)

인천행정문화 실태와 문제점 (상)

 
인천시청 공직사회 조직과 접하다 보면 독특한 행정문화가 내재돼 있는 것을 누구나 감지할 수 있다. 인천시 특유의 관행과 행태가 있고 구성원들이 공유하고 있는 일정한 가치관이 저변에 흐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행정문화는 인천시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며 이를 외부에서 비판할 수는 없다. 그러나 행정고유의 문화적 양태가 행정자체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행정이 목적하는 사업 자체를 그르치게 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조직운용의 관성·타성화=공직사회를 두고 `되는 일도 없고 안되는 일도 없는 조직'이라고들 말한다. 행정은 그 성격상 안정적 운용을 중시해 합법적 절차와 규정, 관례에 따라 움직이면서 시간의 흐름과 함께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천은 타지역과 달리 행정이 가진 본질적 성격과 한계를 당연시 할 수 없는 도시라는데 그 문제가 있다. 시 행정의 대상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외국기업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를 목적으로 한 경제자유구역청 출범이 대표적이 케이스로 시 행정은 이제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새로운 해석과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당하고 있다.
 
인발연의 이용식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 인천 공직사회의 관성과 타성으로는 업무시간 사이사이 시간낭비, 즉 허술한 시간관리를 비롯해 이에 따른 단계적 절차와 결재과정, 상급자를 모시는 관행, 상관의 불필요한 업무지시, 토론문화 부재 등을 꼽을 수 있다”고 밝혔다.
 
상당수 공무원들도 “어차피 수많은 단계를 거쳐야 하고 그 과정에서 예상할 수 없는 상황과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서둘러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조직의 경직·노쇠화=시 공무원들이 유연하게 그리고 창조적으로 새로운 일을 해낼 생각이 없고 경험도 부족하게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마디로 내외변화 요구에 꿈쩍도 않는 조직의 경직성과 이를 가능케하는 노쇠화를 들 수 있다.
 
공무원들은 “승진의 경우 한 두 번 밀려나면 그 어려움에 성취감과 열정은 사라지고 공직에 대한 회의감만 들게되며 이것이 쌓이면 능률도 떨어지게 된다”며 “개인의 무력감과 비능률이 조직의 경직성을 부르고 노쇠화가 진행되면 외부와의 소통보다 내부 소통에 더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털어논다.
 
정년에 앞서 실시되고 있는 정책연구관 제도의 경우 `정책연구'보다는 6개월에서 1년여간 책상만 지키다 떠나는 제도로 비판의 대상이다.
 
이 박사는 “사실 시 행정상 물갈이를 위한 고육지책이기도 하지만 그 자리는 보통 직무대리로 승진대상자가 차지한 뒤 직무대리를 떼면 대부분 다른 부서로 옮기고 있어 행정의 연속성과 효율성 측면에서도 검토대상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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