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화창해지면서 산으로 등산객들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등산객들이 산 아래 주택지 부근에 주차를 하는 바람에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천시 연수구와 남구를 경계로 자리잡고 있는 문학산은 해발 213m에 이르는 작은 산으로 높지도 않은 데다 교통지역과 밀접해 있어 산에 오르기 힘든 노년층이나 유년층 등 다양한 연령대가 즐겨 찾는 산이기도 하다.

이렇듯 찾기가 쉬운 등산지이다 보니 직접 자가용을 이용한 등산객들은 산길에서 가장 가까운 인근 지역에 주차를 하고 있는데 빌라나 아파트 단지, 주차가 허용되지 않는 공간에도 주차하고 있어 지역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2일 선학동의 한 주민은 “일요일 오후 낯선 차량이 집 앞에 주차해 있어 유심히 살펴보니 등산복을 입은 노년 부부가 차량에 탑승했다”며 “‘이곳에 주차하시면 안 된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미안해하시며 ‘알겠다’고 하셨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주차할 가능성이 커 매번 집 앞을 지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라고 하소연했다.

인근의 또 다른 주민은 “얼마 전 집 앞에 처음 보는 차량이 내 차를 뺄 수 없게 주차돼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해 교회를 가야 했다”며 “정확히 등산객의 차량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워낙 등산객이 많은데다 전화도 받지 않는 등 당황할 때가 적지 않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은 남구 문학동도 마찬가지다.
문학경기장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은 “이 동네는 워낙 주차난이 심한데, 경기장에 주차요금제도가 생기면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가장 가까운 이곳에 자주 주차를 해 주민들의 고생이 심하다”며 “여기에 날씨가 풀리면서 등산객 차량까지 몰려 주말이나 평일에 상관없이 주차된 차량이 항상 즐비해 불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이곳이 아파트와 같이 차량을 통제할 수 있는 곳도 아니어서 주차 문제로 제재를 가하거나 주민 차량을 선별하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가 있다”며 “시청이나 구청 등의 기관에서 주민 불편을 담은 홍보물이나 부착물을 주변에 소개해 주는 게 그나마 가장 좋은 방법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내기도 했다.

한편, 환경부는 지난해 문학산 일대 토양 오염조사 예산으로 10억여 원을 편성, 올해 문학산 오염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발표했으며 인천시 남구도 지난해 문학산 등산로 1.5㎞ 구간에 노면과 배수시설을 정비, 급경사지와 계곡에 각각 계단과 건널목 설치공사를 시행한 바 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