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연수구 선학동에 위치한 텃밭과 실버농장이 일반인들에게 분양되면서 이곳 주민들이 불만과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16일 연수구에 따르면 선학동 236-1번지에 도시농업의 확산·보급을 위해 ‘선학 텃밭’을 조성해 분양했다.

지난 4일 텃밭 참가자 240명을 대상으로 개장식을 갖고, 분양자 텃밭 배정과 친환경 농법 교육 및 선학텃밭 운영 안내 등을 담은 행사를 진행했다. 1계좌당 약 16.5㎡(사용면적) 총 200계좌를 분양, 4월부터 11월 말까지 연수구에 거주하는 주민을 대상으로 운영한다.

그러나 애초에 거주지 주변에 텃밭이 생기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지역주민들의 경우 연수구의 텃밭 분양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 A씨는 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3년 전 다른 구로 이사를 갈까 하다가 집 근처에 아시안게임 경기장이 조성되고 체육공원이 생긴다는 희망이 있었는데 매일 텃밭만 일구는 모습에 분통만 터진다”며 “과거 택시기사 등을 통해 경기장 주변에 체육공원이 들어선다는 정보를 접했는데 겨울철 황량한 땅을 바라봐야 하는 주민의 마음을 이해하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연수구청은 “2009년 6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아시아경기대회 관련 시설 사업계획을 승인받을 당시에는 선학경기장 주변 일대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계획을 세웠으나, 건설경기 침체와 부동산 가격 하락 등으로 인천시의 재정 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아시안게임 경기장 주변 체육공원 조성사업에 소요되는 재원(약 490억 원) 확보가 불가능해 부득이 보류하게 됐다”는 답변을 남겼다.

한편, 텃밭 인근에 조성돼 있는 실버농장(선학동 145-1번지 및 205-1번지 일대)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불만이 있는 것은 마찬가지.

한 주민은 “원래 농장 사이를 가로지르는 도보길이 있었는데, 봄철을 맞아 실버농장이 운영되면서 시유지라는 이유로 농작물 도난 방지와 보호를 위해 길을 막는 안내문과 농장과 농장 사이의 도로변에는 언제 설치됐는지는 몰라도 처음 보는 CCTV가 설치돼 있다”며 “정말 좋은 취지의 사업이고 행사 같은데, 이곳을 생활기반으로 하는 원주민들을 마치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하는 것 같아 기분이 조금 상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지난해에도 농장이 운영되는 것을 보며 여름과 가을을 지나 농장을 가꾸는 어르신들의 땀 흘리는 모습을 기억한다”며 “주차 문제라든가 농장의 이용과 관련해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많은 배려를 바란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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