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동 시민기자

1377년의 금속활자본 직지보다 145년 앞서 인쇄된 「상정예문(詳定禮文)」 책 찾기에 인천이 적극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고려는 인쇄 분야도 발전돼 있어 고려 성종 983년에 국가기관인 서적원을 설치해 인쇄에 관한 전담 기관을 두고 있던 나라였다.

고려의 여러 학자들이 쓴 이규보의 문집, 정도전의 서적표시, 권근의 주자 발문에 금속활자에 관한 글들이 있다고 하니 고려는 여러 종류의 금속활자본 책들을 발간해 왔음을 추측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시민들의 의견이다.

나도 지난해 9월 본란을 통해 금속활자본 「상정예문」이라는 고려의 옛 책이 있음을 자료의 근거로 해서 책 찾기에 나설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이러한 소식을 본 시민들의 관심도 꽤 많았다.

2015년 세계 책의 수도로 유네스코로부터 선정된 인천에서 주도적으로 나서 고려의 옛 책인 「상정예문」이 영국 국립박물관 도서관실에 소장돼 있다는 자료가 있으니 어떻게 그 책이 영국까지 가게 된 것인지 그 경위를 알아보고 찾아보자는 내용이었다.

「상정예문」이 발간될 시기의 고려는 인천 바닷길 한강 진입로와 강화도 부근에서 몽골과 최후의 격전을 치르고 있던 1232년이었다. 학자들은 고려는 몽골과의 전쟁 중에도 국가의 문화수준을 높이는 인쇄문화를 끊임없이 발전시키고 있었다고 보고 있다.

고려의 문인이자 인천을 고향으로 두고 있는 이규보의 문집 11권 속에 있는 「상정예문」이라는 책이 금속활자본이므로 인천이 주도적으로 나서 찾자는 것도 그런 이유가 있었다.

금속활자본 「상정예문」은 고려가 몽골의 침략으로 1232년 인천 강화도로 천도한 직후 발간한 것으로 학자들이 보고 있다. 1937년 일본에서 발간한 세계 인쇄 문화사 연표에도 당당하게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으로 올라 있어 인천이 적극 나서 꼭 찾아야 할 책무도 있다.

지난달 영국에서는 런던 도서전이 열렸다. 인천이 런던 도서전에 가서 2015년 세계 책의 수도임을 홍보하고 왔다는 보도를 본 시민들은 도서전이 열린 곳에서 영국 국립박물관과는 거리도 가까워 그곳을 방문해 인천에서 발간된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 「상정예문」을 소장하고 있는지 또는 어디로 반출된 것인지를 알아볼 수 있는 참 좋은 기회였다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상정예문」 찾기에 나서는 것은 인천 문화의 자긍심이라는 지적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