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원 장승업은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한 조선시대 3대 화가로 알려져 있다.

임권택 감독이 연출한 영화 ‘취화선’을 통해 그의 예술과 삶이 조명된 바 있다.

경기도립무용단은 장승업과 그의 작품을 모티브로 한 창작무용작 ‘화풍’을 30일과 31일 경기도문화의전당 행복한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장승업은 호방한 필묵법과 정교한 묘사력으로 생동력 넘치는 그만의 예술세계를 담았다. 특정한 양식에 얽매이지 않고 사물을 가능한 사실적으로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립무용단은 이런 그의 분위기를 오롯이 온몸으로 표현한다. 최근 열린 공개 리허설에도 이런 면면이 묻어났다. 남녀 무용수 총 30여 명이 등장하는 가운데 초반 흐름을 이끌어 가는 8명의 남자 무용수(화공)들의 움직임은 정교하면서도 생동력 넘쳤다. 손끝, 발끝 하나 허튼 움직임이 없었고 때론 느리고 강하게, 때론 빠르고 가볍게 붓 터치를 하는 동작들은 섹시한 이미지마저 전한다.

완전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무대는 영상과 소품을 이용해 조선 말기 문화적 배경을 표현하고, 매·난·국·죽 등 당시 화폭에 단골로 등장했던 사군자에 대한 이미지도 형상화될 예정이다.

   
 
특히 작품은 창작무라는 데 반가움을 안긴다. 전통무용 분야에서의 창작무는 갈수록 희귀해지는 상황. 오원 장승업 외에 안무를 맡은 도립무용단 김정학 상임안무가의 창작세계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도 하나의 볼거리다.

프로그램은 총 7장으로 나뉘어지며 붓을 휘두르는 화휘(畵揮), 그림의 품격을 다룬 화격(畵格), 그림을 그리는 올바른 도 화도(畵道), 그림 속의 뜻 화의(畵意), 그림 가장자리에 번지는 먹물을 표현한 묵훈(墨暈), 먹을 다시 묻히지 않고 한 번에 그린 일필(一筆), 사계도 생사일여(生死一如)로 표현된다.

도립무용단 관계자는 “권력과 관습에 속박받지 않겠다는 오원 장승업의 순수한 예술혼을 흥미진진하게 표현한 만큼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