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종료 10분 남았다!” 조용하던 그라운드에 김태영 코치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순간 선수들의 눈빛은 더욱 강렬해지면서 패스의 속도도 더 빨라졌다.

 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의 세인트 토머스 대학교 축구장. 나흘째 훈련에 나선 선수들은 마이애미에 도착한 이후 처음으로 시간대별 상황에 대처하는 시뮬레이션 훈련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이날 훈련은 그라운드 절반을 사용하면서 9대 9 미니게임 위주로 치러졌다. 하지만 단순한 미니게임이 아니었다. 시간대별 상황에 대처하는 시뮬레이션 훈련이었다.

 이범영(부산)과 기성용(스완지시티)이 감기 증세로 훈련에 빠진 가운데 이청용(볼턴)과 이용(울산)도 미열 때문에 몸만 풀고 미니게임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조끼를 입은 조는 김신욱(울산)이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선 가운데 손흥민(레버쿠젠)-이근호(상주)조합이 좌우 날개로 나서고 박종우(광저우 부리)가 중앙 미드필더를 맡았다.

 포백(4-back)은 윤석영(퀸스파크 레인저스)-김영권(광저우 헝다)-곽태휘(알 힐랄)-김창수(가시와 레이솔)가 맡았다. 사실상 포백이 이 팀의 핵심이었다.

 반대쪽 조는 박주영(아스널)-지동원(도르트문트)-김보경(카디프시티)-구자철(마인츠)이 공격에 나선 가운데 하대성(베이징 궈안)이 미드필더를 맡고, 박주호(마인츠)-한국영(가시와 레이솔)-황석호(산프레체 히로시마)가 스리백을 구성했다. 박주영과 구자철은 공격조의 중심이 됐다.

 코칭스태프는 미니게임 내내 경기 종료 10분 전, 3분 전 등 다양한 경기 상황을 선수들에게 던져주면서 대응 방법을 주문했다.

 특정 상황이 주어지면서 선수들의 미니게임도 격렬해졌다. 김영권은 동료와 충돌하면서 한동안 무릎을 잡고 쓰러져 있을 정도로 치열하게 진행됐다.

 그동안 수비 조직력 강화, 공격 루트 다양화, 세트피스 공격과 수비 등 마이애미 전지훈련에서 단계별 훈련을 펼쳐 온 코칭스태프는 상황별 시뮬레이션 훈련까지 치르면서 팀의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리는 데 열중하고 있다.

 훈련이 끝난 뒤 지동원은 “경기 시작 5분과 경기 끝나기 5분이 남았을 때가 가장 중요하다”며 “경기 시간대별 상황을 머릿속에 항상 생각하면서 집중력을 발휘하라는 게 이날 훈련의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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