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실 대한결핵협회 인천지부장

 교육 열풍으로 이룩한 급속한 산업화·세계화는 물질적 풍요를 선사했다.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는 압축 성장에 따라 생겨나는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학교폭력, 자살, 왕따, 성범죄 등 청소년 문제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우리는 항상 우리나라 교육 문제에 있어서 어렵고 해결이 쉽지 않은, 특히 성장하는 학생들의 발달 단계에 따르는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발달 과정에 있을 수 있는 많은 문제점이 학교 현장에 있지만, 교육행정은 학교 관리를 법률로써 적용·집행하고 확인하기 위해서 중앙집권적 행정의 힘을 끌어들여서 외부에서 치료하려고 해 왔다.

독립적인 법적 단위 행정기관인 학교에 대해 교육행정관리청과 지역교육 기관장은 인사권한과 감사권을 행사해 학교를 교육행정기관이 감사하기 좋고 교육과정과 학생 생활 지도까지 학교별 경쟁력 있는 학교 운영의 차별화된 전략까지 일일이 파악·지도하기 좋게 해 놓은 교육행정으로 지역별 교육력과 단위학교 급별 장학력까지 획일화시키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지역별·학교급별 현장 문제를 표준화해 통일시켜 학교관리행정 문서를 만들고, 정리된 표를 만들어 보고서를 잘 다듬어 보고하는 행정체제 속에서 생각지 못한 학교 내부 문제와 학생 지도사항에 대해 적극 대응할 자체 해결 능력까지 어렵게 하고 있다.

따라서 사소한 학생 생활지도 문제가 일어나면 학교 현장에서는 책임에 대한 범위와 직간접 책임자에 따라 축소 보고하거나 처음부터 입 맞춰 사안을 없었던 것으로 처리하는 경우도 있다.

매스컴 등에 알려진 사안이 학교 외부에서 발생한 사안이면 학교구성원은 행정기관으로부터 가해질 행정무게를 먼저 계산해 보고하고, 학교 내부 사안의 경우는 현재 어느 범위까지 사안을 알고 있는지 그리고 책임에 대한 수위와 확대 범위를 파악해 먼저 대처 방안을 알아보고 보고하느냐, 덮느냐를 정한 후 사안에 접근하도록 막강한 권력의 행정기관을 만들고 있다.

어떠한 경우에도 학교 현장에 사안이 발생하면 현장에서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이 살아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하나의 무한한 잠재능력을 가지고 있는 학생 한 명, 한 명을 이상적인 사회구성원으로 성장·발달하도록 도와주고 이를 뒷바라지하는 학교교육행정이 제자리에 서고, 또한 교사와 학생 사이에 신뢰와 믿음 그리고 사랑과 존경이 잘 이뤄지도록 이끌어 주고 도와주는 데 교육행정기관의 있어야 할 이유가 있다.

하지만 교육행정기관장이 현장 교사 위에 군림한 채 권리 행사를 위해 조례·규칙을 만들고 행정편의를 위해 어떤 계획이나 방안을 만들어 교육 현장에 무리하게 시행하려고 한다면 도리어 교육 현장인 교실에 커다란 충격을 주고 교육 발전에 심각한 피해를 오랫동안 줄 수 있다.

교육 현장에서 빛나는 성과를 거양하는 주인공은 교사와 학생이다. 교육 목적 달성에 교육감, 교육장이 주인공은 아니다.

교육 현장 방문에서 교육 현장인 교실을 가 보지 않고 교장실만 들러보고, 혹은 지역교육청의 교육장을 만나고 편향한 교육 외부 단체의 자문에 따라 교육 현장을 다녀오는 것은 마치 전방 시찰 시 전투 참호 속에 들어가 보지 않고 연대 본부나 중대 본부에 정치 유력자를 모시고 다닌 것과 같다. 물론 교육청은 지금 많은 일을 하고 있으나 너무 상세한 것까지 챙기고 다해 주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

이제부터 단위교육 행정의 권한은 학교장에게, 교육의 권한은 교사에게 가능한대로 줘야 한다. 최전방 부대에서 병사 한 명, 한 명에게 사안에 따라 즉각 응사할 수 있는 자위권을 빼앗아 오거나 규제해서는 안 된다. 모든 교수·학습 능력이 교사에게서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고, 교사가 학생을 위해 장학력을 펼 수 있는 시간이 지체되지 않고 자신있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실에서 교사는 교육적인 역할에서 어느 누구의 제지를 받지 않도록 재량권을 줘야 한다. 따라서 교사에게 학교나 교실에서 자율적으로 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교육 재량권을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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