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실 대한결핵협회 인천지부장

벌써 여름방학이 끝나가고 이젠 제법 아침저녁으로 운동하기 좋은 기온이다. 주말이면 아파트 앞 공터 놀이터에는 지역 주민도 많이 보이지만, 요즘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자전거 나들이도 많이 보게 된다.

처음 2~3명이 자전거를 타고 놀다가 주변에 더 많은 어린 학생이 모이고, 또 나이별·학년별로 나뉘어서 공원 놀이터의 분수대와 아파트 사잇길을 휘젓고 다닌다.

 끼리끼리 노는 것 같지만 서로 자전거를 타면서 속도감을 자랑하기도 하고 약간 비탈진 언덕을 한 번에 올라가는 재주를 뽐내는가 하면, 내려오면서 저마다 페달에서 양발을 들어올리기도 하고 어느 꼬마는 안장에서 엉덩이를 들고 멋지게 타는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한다. 저마다 다양한 형태로 자신을 나타내며 즐기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물론 일부 어른들이 어쩌다 다칠까봐 조심을 당부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서로 놀이의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끼와 재주 그리고 멋을 한껏 뽐내며 즐기는 모습이 아름답기도 하고 그들만이 그 시기에 가질 수 있는 또 다른 세계를 보는 것 같다.

성장하면서 발달단계에 따라 연령별 놀이에 새로운 탐색과 몰입 그리고 같이 어울리는 무리 속에서 자신을 나타내기 위한 자기 표출 등 무엇에서든 맹렬히 추구할 때 기쁨과 만족을 가질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면서라도 뭔가를 스스로 성취하려고 하고, 성취했을 때 또 다른 기쁨과 성취감을 느낀다.

사람은 태어나서부터 자신을 나타내고 앞서 가려고 노력하면서 발전적으로 성취할 수 있다. 공원 놀이터에서 자전거가 위험하기에 속도를 내지 말고 경쟁하지 말고 자신을 드러내는 멋과 끼를 통제한다면 어느 어린 학생이 자전거 놀이를 하고 더불어 같이 하는 또래문화를 만들 수 있을까?

어쩌면 자전거 놀이와 같이 구속받지 않는 어린 학생들의 세계에서도 보이지 않게 경쟁하면서 성장하기에 어린 형들을 보고 더 어린 세발자전거 유아들이 보고 배우는 또 다른 학습효과를 만들 수 있다.

성장 발달단계에 따라 나타나는 또래문화 속에서 보이지 않는 여러 유형의 경쟁은 살아가는 과정에서 숙명적으로 나타나고 또한 삶의 조건이 될 수 있다.

밋밋한 일상 생활에서 벗어나 새롭게 시작하는 긴장과 그 속에서 부딪히는 선의의 경쟁은 오히려 그들 자신에게 기쁨과 만족을 줄 수 있다. 물론 여의치 못해 중도 탈락이나 포기자도 나올 수 있으나, 또 다른 선택 분야에서 또 다른 도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곳이 바로 교육 현장이다.

새로운 일거리와 또 다른 할 일에 대한 야심이 없으면 삶의 의욕은 시들해진다. 세상에 경쟁이 없는 경우는 없다.

처음 돌잡이가 걸음마를 떼면서 성장속도가 같은 또래와 비교하며 앞서 가길 바라는 부모 마음을 헤아려 쉴 새 없이 모험을 나서며, 빨리 보행기 타기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것과 같다. 부모는 돌잡이가 처음 걸음마를 할 때 주위의 많은 분들이 볼 수 있길 바라고 관심 갖길 바란다.

살아가는 행복은 평범한 일상에서 새롭게 이루려는 노력과 몰입에서 맛볼 수 있다. 학습에서도 학생 개인 간의 능력과 노력, 자질에서 나타나는 차이는 존중돼야 한다.

모든 학생들의 개성과 능력, 노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교실 교육이 역동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이와 같은 경쟁이 없으면 학교교육 자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없다. 이것이 학교교육에서 교육경쟁력 제고에 중요한 요인이 돼야 한다.

신학기를 맞이해 성장 발달단계에 따라 학생이 교과별 학습에서 자신의 능력과 탐색 그리고 몰입과 경쟁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다양한 맞춤형 학습에서 만족과 성취를 얻을 수 있고, 따뜻한 관심과 격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어른들의 모습이 넘쳐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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