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억 아시아인의 스포츠 축제인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제17회)’가 7년여의 준비 끝에 19일 개막했다. 10월 4일까지 16일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개회식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셰이크 아흐마드 알 파하드 알사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장, 김영수 조직위원장 그리고 유정복 인천광역시장 및 아시아 각국의 VIP들이 참석했다.

이번 대회는 OCA 45개 회원국이 모두 출전했으며 선수단 규모도 역대 최대다. 선수 9천503명, 임원 4천352명 등 총 1만3천855명이 참가했다. 하지만 개회식을 비롯해 대회 운영에 대한 뒷말이 무성하다.

 <감동 없는 ‘삼류’ 개회식… ‘한류’ 스타만 남았다> <스포츠가 사라진 최악의 개회식> <“이영애는 무슨 종목이에요?”… 인천AG 개회식 네티즌·외신 한목소리 비판> 등의 기사가 쏟아졌다.

운영 미숙을 지적한 기사를 보면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개회식 성화 꺼지고… 발권기 고장 관람객 허탕… 마장경기장 2㎞ 발품>

유정복 시장은 대회를 일주일여 앞둔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민선6기 시정, 비전과 목표 그리고 주요 전략을 발표했다. 시정비전은 ‘인천의 꿈, 대한민국의 미래’가, 시정목표는 ‘새로운 인천, 행복한 시민’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정운영 주요 전략은 ▶풍요로운 시민의 삶 ▶역동적인 세계도시 ▶인천만의 가치 창조 ▶시민중심 시정 실현 등을 선정했다. 유 시장은 통상적으로 비전은 시장직인수위원회에서 만드는 게 관례지만 공직 내부 구성원의 아이디어 공모를 거쳐 인천의 지향점을 슬로건 형태로 형상화한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시는 이번 대회가 열리는 곳곳을 비롯한 공항, 고속도로 진출입로 등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그러나 대회를 코앞에 두고 알맹이 없이 조급히 발표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시민의 아이디어 공모는 없었나 하는 아쉬움도 있다. ‘인천’을 내건 국제행사와 시정이 출발하는 때에 시민의 기대에 못 미쳐서야 되겠는가. 정부와 갈등을 빚는 현안도 매한가지다.

# 대형 위험시설, 왜 인천에 집중되나?
최근 지역사회 민심이 술렁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인천시도시계획위원회가 인천LNG생산기지 증설을 조건부로 승인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처리하겠다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렸다는 거다.

민선5기에 구성된 도시계획위원회가 총대를 멘 것을 두고도 ‘꼼수행정’을 펼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욱이 이러다가 다른 주요 현안도 큰 행사에 관심이 팔린 사이에 처리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팽배하다. 이러한 저잣거리 민심은 주민과 소통하지 않는 행정, 약속을 저버리는 수장 등 기존 관료사회에 대한 불신이 촉매제였다. 더구나 새로운 시정이 출발하는 시점에 그런 우려를 눈앞에서 목도하고 말았다.

인천시민의 걱정은 한층 커졌다. 인천LNG생산기지 증설 문제를 처리하는 민선6기와 지역 정치권의 모습을 보면서 다른 주요 현안도 어찌 처리할지 감이 왔기 때문이다.

뒤이은 영흥도 유연탄 화력발전소 증설 논란, 수도권쓰레기매립지 기한 연장 논란 등도 중앙정부와 정치권의 정책이란 미명 아래 주민과 시민의 의견 수렴 없이 처리될 공산이 크다는 거다.

 이 대목에서 인천시민이면 누구나 하고픈 공통질문이 있다. 다름 아닌 “왜 이런 대형 위험·혐오·기피시설은 인천에 집중돼야 하는가?”다.

정작 인천시민이 모두 사용하는 것도 아닌데다가 최근의 쟁점은 추가 증설, 기한 연장 등과 같이 그간의 주민 피해나 정부 약속을 번복하는 내용들이다. 인천의 동량지재(棟梁之材)를 자처하는 정치인이면 속 시원히 대답할 때다. 어느 지역 정치인인지.

# 당사자인 시민이 자구책 찾아 나서
현안지역 주민과 인천시민이 당사자로서 자구책을 찾아 나섰다. 인천경실련과 YMCA는 오늘부터 현안과 관련된 기관, 주민 그리고 전문가 등을 모시고 열띤 토론의 장을 마련한다.

‘왜 인천인가?’ 시리즈 토론회를 통해 주민 의견 수렴도 없이 강행하는 행정행위를 막고, 인천시민의 시각에서 합리적 해법을 찾아 나갈 계획이란다. ‘안전’과 ‘행복’ 우리 사회의 주요 화두다.

 소통 없는 행정으로 늘 불안한데 행복한 시민을 기대하기란 난망하다. 안전하고 행복해야 할 우리의 권리는 우리가 찾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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