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지하철에 있는 쓰레기통이 경기장에 있는 쓰레기통과 같은 투명한 비닐로 돼 있었다.아시안게임으로 인해 철거했다는 안내문과 함께 누가 놨는지 알 수 없는 임시 종이 쓰레기통이 놓여 있다.
9인천에서 개최된 45억 아시아인의 축제가 이제 서서히 끝나가고 있다. 여러 가지 이슈들과 감동, 아쉬움 등이 남는 경기들도 있었고, 개인적으로는 국내 선수들이 아닌 세계에서도 톱클래스에 드는 선수들을 내가 사는 지역에서 볼 수 있어 뜻깊었던 대회였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슈들 가운데는 아시안게임 조직위의 미숙함이나 경기 운영의 부실함이 화제가 되거나 비판에 오르게 된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던 스포츠 종목 하나와 동네 근처에서 경기를 하던 어느 종목까지 2개 종목에 4번의 관람을 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싼 가격에 최신 시설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언제 내 고장에서 아시안게임과 같이 거대한 스포츠 행사를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에 최대한 시간을 짜내어 보려고 했었다.

가장 먼저 들었던 아쉬움은 예약 시스템이었다. 예약 시스템만 운영되고 티켓 취소라든가 당일 예매의 경우 온라인으로 활성화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

“티켓 취소를 위해 티켓비스에 전화했더니 연결 안 됨, 무려 21통을 걸었지만 연결 안 됨, 메일을 보냈지만 답장 없음”이라며 한 네티즌이 분통을 터트리는 글도 눈에 들어왔다.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의 아쉬움도 있었다. 한 종목은 한국팀 경기에 메달이 유력한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예선전에 관중이 거의 없었는데, 주변의 현수막이나 광고는 아시안게임이 열린다는 두루뭉술한 홍보만 있을 뿐 해당 지역의 경기가 어떻게 이뤄지고 한국팀이 언제 하는지와 같은 디테일한 부분에도 신경을 썼으면 좋았을 뻔했다.

또 인천지하철에 쓰레기통을 모두 철거한 것도 문제다. 어느 역에서 역무원에게 아시안게임 때문에 치운 거냐고 묻자 “그렇다”라는 짧은 대답만 들었을 뿐이다.

급기야 한 역에서는 쓰레기통이 있던 자리에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철거했다는 안내문과 함께 누가 놨는지 알 수 없는 임시 종이 쓰레기통이 놓여 있기도 했다. 이러한 안내문조차 없는 역들도 많지만 말이다.

아시안게임 경기장을 찾은 한 시민은 “인천지하철에 있는 쓰레기통은 경기장에 있는 쓰레기통과 같은 투명한 비닐로 돼 있는데 무슨 생각으로 철거를 한 건지 이해가 안 간다”며 “이런 지시를 내린 사람은 아마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인 것 같다”는 말을 남겼다.

이 밖에도 현장 티켓 판매 직원이 경기 시간을 잘못 숙지하고 있던 일이나, 카드결제 장비가 고장이 났는지 관람객들의 신용카드 번호를 일일이 직접 키보드로 입력하던 모습 등은 진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우리가 뭔가를 배울 수 있다면 실제 경기장을 찾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고민해 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것이 자원봉사자들과 안내요원들의 친절함이나 땀 흘리며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과 함께 좋은 시간으로 기억되려면 말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