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시장이 10월 6일 ‘민선6기 인천광역시장 취임 100일 기자설명회’를 가졌다. 그간의 시정평가에 이어 ‘인천의 꿈, 대한민국의 미래’(시정비전)를 실현할 10대 핵심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인천비전 2050미래발전계획 수립 ▶재정 개혁 추진 ▶8대 전략산업 육성 ▶요우커(중국인 관광객) 마케팅 ▶인천 중심의 교통개선 프로젝트 시행 ▶인천경제자유구역 규제 완화 시범지구 추진 ▶지속가능한 원도심 성장 동력 창출 ▶살고 싶은 녹색환경도시 조성 ▶글로벌 교육도시로의 도약 ▶강화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등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과거 정부의 과제와 큰 차이가 없을 뿐더러 큰 틀만 있고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일주일여 앞두고 발표한 ‘민선6기 시정의 비전·목표·주요 전략’(9월 11일)도 알맹이 없이 조급히 발표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최근 한 언론이 민선6기 출범 100일을 맞아 전국 시·도지사 지지도와 지역 현안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해 발표했다. 지지율 1위부터 17위까지 순위는 물론 100점 만점에 그들이 받은 점수도 공개했다.

1위 김관용(경북, 73.6), 2위 안희정(충남, 70.9), 3위 이낙연(전남, 70.7) 등이 상위권인 반면 하위권은 17위 윤장현(광주, 51.7), 16위 유정복(인천, 53.6), 15위 권선택(대전, 54.8) 등이었다.

또한 잠재적인 대선주자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관심지역의 변화를 살펴보면, 한 달 전과 비교해 박원순 서울시장(+1.4)과 홍준표 경남지사(+0.7)를 제외하고 모두 지지율이 하락했단다. 유 시장(-0.3)은 소폭 하락했다. 100일간의 평가가 전부는 아니지만 시민에게 어찌 보였을지 돌아보긴 해야 한다.

# 중앙정치권이 버린 인천?
타 지역보다 인천은 시장 취임 100일 동안 참 많은 일들이 펼쳐졌다. 우선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꼽을 수 있다. 그러나 국민들이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 대회 전 성공 개최를 전망한 국민이 63%였는데 대회를 마친 뒤엔 47%만이 성공적이라고 답했다.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평가한 42%의 국민은 조직위원회의 경기 운영과 대회 진행 미숙(34%)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단다. 정부의 무관심과 무관치 않다.

지난 8일엔 한국도로공사가 김상희(새정치·부천 소사)국회의원에게 제출한 ‘2014년 부채감축 실적보고서’가 인천 민심을 달궜다.

 제1·2경인고속도로 무료 구간을 추가적으로 유료화하는 ‘부채감축 비상계획’을 내놓은 거다. 이미 수익을 뽑았고 고속도로 기능도 못한다며 통행료 폐지를 주장한 인천시민에게 또다시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이다. 유 시장과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인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와중에 시장과 정무부시장은 재정 개혁의 칼을 뽑아들었다. 국장급 공무원과 회계·재정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예산조정 심사위원회’를 운영해서 1조9천754억 원 규모의 33개 분야 사업에 대한 대수술을 하겠다는 거다.

대상 사업은 버스준공영제, 출산장려사업, 원도심 저층주거지 관리사업 등 제반 사업이 포함된다. 시민의 복리 증진·생활 안정과 직결된 사업이 많다 해도 재정위기이니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우선순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가운데 만약 인천시민들이 감수한다면 힘 있는 시장과 정무부시장은 중앙정부로부터 무엇을 가져올 건지 제시해야 한다. 인천시민이 버림받지 않았다는 걸 보여 주란 얘기다.

# 최초의 인천 출신 인천시장, 답해야!
큰 행사도 끝났고 시정운영 방향도 잡았으니 조직 개편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정무부시장을 경제부시장으로 전환해서 재정·투자유치·규제 완화·경제·도시개발 등의 업무를 관장토록 개편한단다.

그런데 ‘건설항만공항국’에서 사단이 났다. 건설이 주무부서란 설명에 항만과 공항을 포기하는 처사라며 관련 업·단체가 반발한 거다. 정부와 부산시가 해양경제특구, 동남권(가덕도) 신공항 건설 등 부산 발전전략을 그리는 것에 인천시가 따라가는 것이냐는 불만이었다.

주지의 사실은 유 시장이 당선되자 인천 경제계는 ‘Two-Port 정책’과 ‘수도권정비계획법’이 개선될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취임 100일이 지나도 일언반구가 없다. 게다가 돈 몇 푼에 혐오시설만 느는 건 아닌지 인천시민의 걱정이 크다. 시장의 화답을 목말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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