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실 대한결핵협회 인천지부장

 많은 지인을 만나서 사회 전반에 걸친 대화를 가볍게 나누다 헤어질 때면 몇몇 분이 어렵게 부탁 아닌 부탁을 하는 경우가 있다. 아직 혼례를 치르지 못한 자녀 결혼에 대한 이야기다.

부모로서 딸에게 할 수 있는 역할로 대학을 보내 줬고, 또한 일부는 빠듯한 가정 살림에 어렵게 외국 연수도 갔다 왔는데 영 인연이 없는지 결혼적령기를 넘겼지만 신랑감이 없다고 한다.

오랫동안 교육 현장에 있었기에 반듯한 신랑감이 있으면 좋은 인연이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난감하지만 노력하겠다고 말하면서 영 뒷맛이 개운치 않다.

또 어쩌다 주례 부탁을 받고 일정을 살핀 후 주례 약속으로 부모님을 만나 보면 결혼당사자가 외국에 유학 갔다 타 국적 신부와 어쩔 수 없이 결혼하게 됐다고 한다.

물론 아들이기에 어렵게 유행처럼 너도 나도 가까운 이웃나라라도 힘들게 결혼적령기 아들을 유학 보내고 많은 기대를 했으나, 집안 내에서도 쉽게 말하지 못하고 부랴부랴 결혼시키는 딱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게 된다.

과거 산업화 시대는 외국에 유학 가서 학위 따고 돌아오면 자랑스럽게 조국에 돌아와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사회적 자리를 보장받고 봉사하는 영광이 애국이었다.

 물론 글로벌 시대에 능력 있어 세계 어느 지역, 어느 국가에서든 자리잡고 활동하는 것은 개인적인 문제로 차치하더라도, 뒤떨어지는 학력이 주요 원인인 지역 교육정책 때문에 지역을 이끌어 갈 경쟁력 있는 젊은 청소년이 고향을 벗어나 학업을 마친 후에도 외국에서 되돌아오지 않는 것은 한 번쯤 살펴봐야 할 일이다.

우리 지역 송도신도시 등 새로운 개발지역에 입주한 주민 가운데 어느 정도 경제력이 있고 고학력층 인사들 중 많은 분들이 자녀를 지역 내 고등학교보다 타 지역 과학고·외국어고 등 특목고에 진학시키거나 혹은 서울의 목동이나 강남지역 일반고에 보내고 있으며, 일부는 아예 처음부터 외국으로 보내고 있다.

물론 지역 공교육 기관에 대해 드러내 놓지는 못하지만 학력에서 믿음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현대식 건물이나 첨단 교육시설이 뒤떨어져서가 아니다. 자녀가 입학하고자 하는 학교의 역사나 선후배 관계 등등에서 요즘 말로 2%가 부족한 탓이 아닌가 싶다.

또한 성공한 글로벌 인재들이 귀국을 원치 않는 주요 원인 가운데에는 자녀 교육 문제가 있다. 외국은 지역마다 그 지역을 대표하는 명문 학교가 있어 힘들어도 보내면서 보람을 가지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를 뒷받침할 교육정책에서 인천지역에는 당시 무능한 교육감이 2000년 이후 학교 이전 재배치 계획 없이 신도시에 외관만 화려한 학교를 신설했다. 서울 강남지역 개발 시 원도심 명문고인 경기고·경기여고·휘문고 등을 이전시켜 자녀 교육에 열성적인 학부모도 함께하도록 했다.

 물론 1970년대 인천지역에서도 인천 상권 중심에 있던 배다리지역에 위치한 인천고등학교를 시내버스도 다니지 않던 석바위 지역으로 이전 배치해 새로운 삶의 터전을 이룬 것을 잊었기 때문이다.

최근 부산 초량 원도심 지역의 부산고등학교를 해운대구 신도시 센텀시티로 야구운동장을 끼워줘 이전시킨 교육정책을 아마 인천교육계는 이해 못할 것이다.

삼성은 경쟁을 앞세워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밉더라도 우리나라에는 세계 일류 기업인 삼성 같은 기업이 있어야 한다. 진보·좌파가 평등교육을 주장하지만 지역 명문고가 살아있어야 한다.

똑똑한 젊은이가 외국이나 타 지역으로 좋은 학교, 명문 학교를 찾아 떠나는 인천에서 좋은 아빠·엄마가 될 능력 있는 젊은이가 이상형의 좋은 짝을 지역에서 만날 수 있도록 교육정책의 변화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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