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오후 6시께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에 설치된 다기능 승강장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겨울철 찬바람과 눈비를막을 수 있는 다기능 승강장은 과다한 예산 탓에 사실상 추가 설치는 어렵다는 게 해당 구청의 입장이다./양광범 기자
한파가 이어지며 ‘다기능 버스 승강장’에 대한 확대 필요성이 늘고 있지만 1곳 설치에만 수천만 원이 필요한 예산 탓에 일선 행정당국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8일 인천시와 일선 군·구에 따르면 현재 인천지역에는 남동구 4곳, 서구 2곳, 강화군 2곳 등 모두 8곳에 상자 형태의 다기능 승강장이 운영 중이다.

다기능 승강장은 자동으로 문을 여닫을 수 있고 내부에 버스도착안내기(BIS)가 설치돼 특히 겨울철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이 바람을 피할 수 있다.

서구에 거주하는 안모(51·여)씨는 “요즘처럼 추운 날 밖에서 10분 넘게 버스를 기다리기 힘든데,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승강장을 아침마다 이용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이런 승강장이 좀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1곳당 5천만 원 가까이 필요한 설치 예산이 부담으로 작용하며 지자체들이 추가 설치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내부 전기시설 등으로 연간 수백만 원까지 소요되는 유지비 부담을 놓고 관계 기관 간 떠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시는 효율적인 버스 승강장 관리를 위해 지난 2013년 1월 인천지역 승강장 관리업무를 기존 군·구에서 인천교통공사 위탁업무로 전환시켰지만 예산 부족을 이유로 다기능 승강장 관리는 예외적으로 위탁업무에서 제외했다.

결국 시와 일선 군·구는 다기능 승강장이 일부 지역에 편중됐다는 시민들의 불만에도 뚜렷한 개선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남동구 관계자는 “솔직히 주민들의 요구가 잇따르는 것은 사실이지만 행정 측면에서 보면 다기능 승강장을 확대하는 것은 지나치게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시의 예산 지원도 받을 수 없는 만큼 당분간 확충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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