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환 미래변화예측연구소 소장

 1961년 에드워크 카는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강연을 했다. 그는 “역사란 현재와 과거 사회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말하면서 역사는 “현재를 거울삼아 과거를 통찰하고, 과거를 거울삼아 현재를 바라보며,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는 2015년으로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광복 이후 두 세대를 걸친 현대사적 조망을 통해 2050년 다음 세대의 미래를 예측해야 할 것이다.

올해 ‘국제시장’이라는 영화가 1천만 관중을 눈앞에 두고 있다.

포스터에 ‘가장 평범한 아버지의 가장 위대한 이야기’라고 적혀 있다.

주인공인 덕수는 하고 싶고, 되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오직 가족을 위해 살아온 우리 아버지의 이야기이다. 한국 현대사의 발전상과 아픔을 표현한 영화로서, 우리를 뒤돌아보게 하는 영화다.

2015년 올해부터 35년 전은 박정희 독재정권이 끝나고 광주 민주화운동이 있었던 1980년이고, 그 이전 또다시 35년 전은 나라를 되찾은 독립의 해인 1945년이다.

단순한 역사의 사건을 나타내는 숫자일 뿐인 연도는 어떤 이들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준다. 조실부모해 억척스럽게 사셨던 내 부친은 1945년 15살이었다.

그는 조국의 모습을 보고 어떠한 생각을 했을까? 집안의 막내로 태어난 나는 1980년 15살이었다. 지천명의 나이가 되신 내 부친은 그 당시 조국의 모습을 보고 어떠한 생각을 했었을까? 또한 나는 조국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했었는지 곰곰이 되새겨본다.

 아내의 여러 번의 유산으로 인해 귀하게 얻은 내 아들은 2015년 15살이 된다. 지천명의 나이가 넘은 내가 바라보는 조국의 모습은 어떠하며, 내 아들은 조국의 모습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2050년이 되면 내 아들도 지천명의 나이가 된다. 우리 인생들은 몇 개의 점을 찍는 듯 미미하게 보이지만, 이런 점들이 세대를 거쳐 가면서 모여지면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대작을 만들게 될 것이다. 역사의 교훈을 무시하는 민족은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할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지난 5일 JTBC 뉴스 내용들이 역사 문제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미국 CIA가 공개한 2015년판 ‘월드 팩트북’을 보면, 지난해까지 한국 지도에 있던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된 독도가 사라진 반면, 일본 지도에는 ‘리앙쿠르 암초’가 표기돼 있어 마치 독도가 일본 영토인 것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리앙쿠르는 19세기 프랑스 포경선 리앙쿠르호가 독도를 발견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독도 문제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보이기 위해 미국 정부가 사용하고 있다.

독도 영유권 문제는 한일관계의 첨예한 문제로서 일본의 태도에 한국이 크게 분노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동일 방송시간에 3천 년 된 청동기 문화재 훼손에 관한 내용이 다뤄졌다.

 지난해 7월 춘천 의암호에 위치한 작은 섬인 ‘중도’에서 고인돌 101기, 집터 917기 등 무려 1천400여 기의 유물이 발견됐다.

이는 고조선의 성립과 발달을 규명할 뿐 아니라, 한반도 고대사를 다시 쓸 정도의 귀중한 문화유물이라고 고고역사학자들이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이곳에 레고랜드를 개발하기 위해 유물 발굴 현장이 심하게 훼손되고 있다. 물론 유물은 레고랜드 개발을 위한 공사 중에 발견됐다.

지자체와 개발업체는 큰 피해를 입을 여지가 있어 발굴 현장을 심하게 훼손하면서까지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역사적 유물은 우리 세대만의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까지도 그 소유권이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그렇다면 인천의 역사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어떻게 기여해야 할까? 1, 8부두 내항을 개방해 개발하고, 중구 개항장 문화지구를 인천 정체성의 표상으로 세우는 일, 항만과 공항을 기반으로 물류의 허브 역할을 하고 대한민국 교통의 중심지인 국제도시 인천을 만드는 일.

최소한 김포와 시흥을 인천으로 편입해 국제도시 인천의 면모를 갖추는 일, 한중 관계의 핵심 도시이며 동아시아 시대의 주인이자 통일한국의 중심도시를 만드는 일, 발전소와 매립지 등 수도권의 배후 지원도시가 아니라 대한민국 신성장 동력의 엔진 역할을 하며 수도권을 벗어난 새로운 ‘신해양국제도시’ 인천으로 거듭나야 할 일.

 여기에 열거되지 않는 수많은 미래지향적인 일들의 완수는 우리를 위함이 아니라 다음 세대인 우리 자식들에게 행복한 나라를 물려주고, 그들에게 나라사랑과 인천사랑을 물려주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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