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상공회의소 22대 차기 회장 선거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계와 달리 계파 갈등과 업계 간 분열을 피하고자 1946년 창설 이래 단 3차례의 경선이 치러졌을 정도로 무투표 합의추대가 관례였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박주봉 대주중공업㈜ 회장은 9일 오전 인천상의 3층 기자실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차기 회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지난달 27일 인천상의 22대 의원 116명의 당선이 확정·공고된 이후 이강신 ㈜영진공사 회장이 자천타천 유력 후보로 거론돼 왔다.

게다가 박 회장이 최근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선거에 출마해 낙선한 이후 지난주까지도 명확한 출마 의사를 내비치지 않아 지역 경제계에선 이 회장의 차기 회장 무투표 합의추대를 기정사실화했다.
하지만 이날 박 회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차기 회장 출마의 목표를 가졌다”며 “중기중앙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것은 인적 네트워크 강화와 이것이 향후 인천상의 활동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고 해명했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10월은 2006년부터 7년간 인천상의에 몸담았던 신정한 전 사무국장이 대주중공업 전략기획실장으로 부임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차기 회장직 출마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이 쏟아졌지만, 당시 박 회장 측은 “그럴 일 없다”고 답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경제계에선 17대 경선(2000년) 이후 15년 만에 치러지는 인천상의 차기 회장 경선을 두고 내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선거에 앞서 지역 경제계 원로들의 중지와 배반된 갑작스러운 박 회장의 출마로 신의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많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와 함께 “대주중공업의 경우 실제 생산기지는 타 지역에 있는 등 업체의 지역 대표성이 상대적으로 미약해 지역 경제계를 대변하는 상공회의소의 수장 자리에는 무리가 있다”는 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경선이 된다고 해서 ‘편 가르기 식’으로 업계 간 골이 깊어진다거나 하지 않을 것”이라며 “아름다운 경선을 만들어 인천상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강신 회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박 회장은 충분히 훌륭한 분이지만 지난 3년 동안 상공회의소 출석이 2~3번에 지나지 않는 등 지역 활동에 대한 열의적인 측면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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