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이어 인천도 올해부터 초·중·고 등교시간이 8시 40분에서 9시까지로 변경됐다. 그러나 시행 한 달여가 조금 지난 지금 아침밥을 먹고 등교한다는 만족감보다는 출근길 만원 버스에 시달려야 하는 불편이 더 큰 게 사실인 것 같다.

   
 
‘9시 등교’가 시행되기 이전만 해도 대부분의 초·중·고 등교시간은 초등학교 8시 40분, 중학교 8시 20분, 고등학교 8시로 구분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학생들은 시간대별 등교가 가능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교가 8시 40분으로 등교시간이 변경된 올해부터 예상치 못한 등굣길 전쟁을 치러야 한다.

수치상으로 기존보다 40분이 늦춰진 고등학생의 경우 실제 늦춰진 시간만큼 등교 준비를 하면 지각은 필수다.

초·중·고 등교시간이 획일화되면서 동 시간대 버스를 이용하려는 승객의 수는 증가했으나 버스의 배차 간격은 변함이 없기 때문에 버스에 승차하는 것부터가 매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9시 등교제로 인해 지난해보다 더 편하게 등교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그 학생들은 대부분 도보로 등교하는 학생들 또는 자가용을 이용하는 학생들이다.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에 위치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김모(16)양은 “항상 버스를 이용해 등교했는데 9시 등교가 시행되면서 출근하는 어른들과 만원 버스를 타기 위해 실랑이를 벌여야 한다”며 힘들어했다.

버스로 등교하는 또 다른 고등학생 이모(16)군은 “좌석에 앉는 것은 생각하지도 않으며, 손잡이를 붙잡고 서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라며 “부모님 세대에나 있을 법한 추억의 ‘콩나물시루 버스’를 체험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등굣길 버스 안도 진풍경이다. 버스 앞쪽에 승객이 몰려 앞문으로 탑승할 수 없는 경우 버스기사가 뒷문만 열어 하차하는 승객과 부딪히는 경우가 다반사다. 어떤 친구는 떠밀리다시피 버스에서 내려 교통카드를 찍지 못했다며 속상해하기도 했다.

심지어 버스 안에 더 이상 승객을 태울 수 없어 그냥 정류장을 지나쳐 버리는 경우도 있다.
사람들 틈에 끼어 자신이 내려야 할 정류장을 지나서 하차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지각하지 않으려고 무리하게 탑승하는 학생들의 안전사고 예방 대비책과 등교시간 버스 증차 및 배차 간격 조정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최혜린 시민기자 sherry02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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