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란 측정가능한 자연현상을 관측하고 분석하여 이론화하는 학문이다. 과학자들은 먼저 자연현상을 설명하고자 하는 대상을 먼저 정하고, 대상의 무엇을 측정할지를 결정한다.

이때 측정할 것을 물리량이라 부르며, 물리량에 단위를 부과하면 정량적인 값을 측정할 수 있다. 물리현상을 설명할 때 필요한 물리량 중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생각한 것은 질량, 길이, 시간이다. 질량은 물체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게 하며, 길이는 가시적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의 개념은 형이상학적이다. 과연 시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정의부터 쉽지가 않다. 고대 희랍철학자로부터 19세기의 과학자들조차도 시간의 흐름은 인간이 관여할 수 없는 신의 영역에 해당되며, 모든 이들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것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과연 하루 24시간이라는 숫자로 표현되었다고, 모든 이들에게 공평한 절대 시간이 주어졌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을까? 시간의 절대성은 20세기 들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의해 여지없이 깨지게 된다. 시간은 거리와 같이 형이하학적 물리량이며, 관측자에 의해 상대적 값을 갖는다는 것이다.

인류가 시간이라는 개념을 인식하면서부터, 시간의 유한성과 비가역성으로 인해, 인류는 유한한 시간의 유한성에 갇혀 유한한 존재로서 자각하게 되었고, 시간 넘어 무한한 존재인 신을 경외하게 되었다. 과거, 현재, 미래. 우리는 현재에 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모래시계중간의 잘록한 부분이 현재라고 생각한다면, 사실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미래가 현재로 다가오고 있으나, 현재는 찰나이기에 현재로 인식되는 순간, 이미 시간은 과거에 있게 된다.

그럼에도 독일의 철학자인 마르틴 하이데거는 "시간이 중요한 이유는 인간의 삶이 유한하기 때문이다"고 주장하였다. 시간의 인식으로 인해, 인간은 만물의 영장으로서 위치에 올라설 수 있다. 전두엽의 활성화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요인이다. 시간은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항상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로 향한다.

그러하기에 미래 예측을 위해 과거의 사건을 깊이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에드워드 카의 저서인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상호작용의 부단한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와의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이다."고 하였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 주는 소통이며, 시간의 연속성을 가능케한다. 미래학이란 이러한 소통을 미래시점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광복 70년을 맞이하여, 나는 우리나라의 짧은 시간 연속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전 세계를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놓았던 분위기는 19세기에 그 정점을 찍었다. 서구 열강들은 과학기술의 발전과 근대 산업화를 발판으로 탐욕적으로 식민지를 확장해 나갔고, 조선 26대 고종 왕도 역시 일본과 서구열강의 개방 압박을 받고 있었다.

그나마 이를 저지하고 있던 사람이 고종의 부친이 흥선대원권이었다. 그는 1866년 병인양요와 1871년 신미양요를 당하면서 더욱 쇄국정책을 강화하였다. 1875년 2월 일본은 군함을 이끌고 조선 땅을 침략하였으며, 35년이 지난 1910년 일제는 대한제국을 무력으로 합방하고, 굴욕의 일제 35년을 지내게 된다.

1945년 민족의 광복을 하게 되고, 35년이 지난 1980년 이승만, 박정희 독재정권이 종식하게 된다. 35년이 지난 2015년, 한국은 GDP 규모 세계 15위, 인구 5천명이 넘는 국가가 되었다. 그후 35년이 지난 2050년 우리의 미래를 상상해 본다.

이는 내가 주장하는 한국 근대사 35년 주기설이다. 1875년부터 1910년까지는 민족의 발아기이다. 1910년부터 1945년까지는 민족의 혼돈기, 1945년부터 1980년까지는 민족의 생존기, 1980년부터 2015년까지는 민족의 도약기, 2015년부터 2050년까지는 민족의 중흥기로 보고 싶다. 오천년 역사를 돌아볼 때, 현재처럼 한국의 존재감이 큰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한국 중흥의 중심에서 인천이 있다. 인천은 세계최고의 물류 중심지가 되어 한국의 허브역할을 할 것이다. 인천은 한중관계의 핵심도시이자, 통일한국의 중심도시로서 역사적 사명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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