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9년 인하대학교에 건립된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왼쪽)은 1983년 10월 인하대 학생들에 의해 철거 됐다.동상 좌대만 남아있는 현재의 모습.  <사진=인하대학신문 제공>
▲ 1979년 인하대학교에 건립된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왼쪽)은 1983년 10월 인하대 학생들에 의해 철거 됐다.동상 좌대만 남아있는 현재의 모습. <사진=인하대학신문 제공>
광복 70년을 맞아 인하대학교에서 32년 전 철거된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의 재건 필요성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동상 재건 반대 주장도 만만치 않아 지역사회에서의 논란이 예상된다.

김길자 대한민국사랑회장은 17일 "건국역사의 공로자인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 왜곡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인하대에서 철거된 이 대통령 동상 복원 여부를 지역사회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승만 박사의 업적 훼손을 수수방관하는 분위기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건국 대통령 이승만 기념 및 동상 세우기, 대한민국 건국절 제정 등 역사 재조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의 동상은 1979년 2월 24일 인하대 내 인경호 인근에 6.3m(좌대 3m 포함) 높이로 세워졌다. 그러나 독재 및 친일파 행적을 문제 삼은 일부 학생들에 의해 1983년 10월 철거됐다.

이후 2010년 당시 이본수 전 인하대총장과 총동창회 주도로 이 전 대통령의 동상 재건이 추진됐지만 공감대를 얻지 못해 무산됐다.

이에 대해 김길자 회장은 "역사적 논란에 앞서 인하대 설립자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례로 1987년과 1997년 두 번이나 동상이 훼손됐지만 2008년 이 전 대통령의 동상이 다시 세워진 대전 배재대학교 사례를 설명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이 배재대 졸업생이자 설립 은인이라 점을 기억하고, 국가발전의 초석을 마련했던 업적을 기려 새롭게 동상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배재대처럼 인하대 설립자인 이승만 전 대통령의 동상을 세우는 것은 옳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인하대(仁荷大) 교명은 인천(仁川)과 하와이(荷蛙伊)의 앞글자를 딴 것으로, 인하대는 인천시로부터 시부지와 국고 보조를 받고 이 전 대통령이 설립·운영하던 ‘한인 기독교학교’의 매각대금과 하와이 교포의 성금 등을 기부받아 1954년 설립됐다.

그러나 동상 재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이 전 대통령을 기리는 것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친일 행적과 부정부패, 독재 장본인의 동상 재건립은 잘못된 역사 인식의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의 한 향토 사학자는 "동상 재건립 관련해 지역사회 의견이 분분한 건 사실"이라며 "독재 등의 과오와 함께 건국대통령으로서의 공도 따지며 지역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대학 창고에 보관 중인 이 전 대통령 동상은 많이 훼손돼 재사용은 불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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