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한 대학교에서 열린 축제에서 일부 학생들이 주점을 운영하며 살인범 ‘오원춘’의 이름이 담긴 메뉴 등을 판매해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한양대 에리카캠퍼스에 따르면 이 학교 동아리연합회가 지난 22일부터 시작한 가을축제에서 학생 4명이 교내에서 ‘방범’을 주제로 주점을 운영하며 안주메뉴로 ‘오원춘 세트 메뉴’와 ‘고영욱 세트 메뉴’를 만들어 팔았다.

‘오원춘 세트’는 곱창볶음과 닭발, 모듬튀김 등으로 구성됐으며, ‘고영욱 세트’ 역시 이와 비슷한 구성으로 각각 1만 원에 판매됐다.

이들은 오원춘과 고영욱의 얼굴 사진과 메뉴 소개글이 담긴 현수막을 내걸고 이튿날 오전 1시까지 영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축제 첫날 자정 이후 이 같은 사실이 SNS와 인터넷 등을 통해 퍼지면서 비난 여론이 일자 해당 학교 총학생회와 동아리연합회는 곧바로 해당 주점에 대해 폐쇄조치하고 관련 현수막을 철거했다.

이어 총학생회는 이날 낮 12시께 중앙운영위원회를 긴급 소집, 관련 문제를 논의한 뒤 사건이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고 자숙하기 위해 24일까지 예정됐던 축제 일정을 모두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논란이 커지자 주점을 운영했던 학생들은 SNS에 "범죄에 경각심을 느끼게 하려고 죄수들을 혼내는 콘셉트로 기획했는데 많은 분들께 상처를 드리게 돼 죄송하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렸다.

축제 운영진인 동아리 연합회도 SNS를 통해 "해당 학생들의 주점 신청서와 실제 운영한 주점의 내용이 많이 달랐다"며 "뒤늦게 확인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학교 측은 관련 학생들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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