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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두환 인천대 객원교수
지난 7일 아시아의 역사적인 사건이 하나 일어났다. 1949년 중국과 대만으로 분단된 이후 66년 만에 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개최되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 간 정상회담은 회담의 결과 뿐만 아니라 개최 자체만으로도 새로운 아시아 시대의 도래를 의미하는 상징적인 중요한 사건이다. 무엇보다 남북 정상회담의 물꼬를 트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은 분명하다.

 중국과 대만은 1927~1936년 1차 내전과 1946년~1949년 2차 내전을 거치면서 분단의 길을 걷게 되었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명명된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되어 1953년 7월 27일 체결된 한국휴전협정으로 일단락된 한국전쟁으로 인한 남북한의 분단과 유사한 양상이다.

그래도 남북한정상회담은 여러 번 있었지만, 중국과 대만은 중국이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았기에 정상회담이 개최될 수가 없었다. 이러한 역사적 흐름을 볼 때,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중국과 대만의 정상회담은 새로운 아시아 시대의 도래에 대한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같은 사건에 대한 대만의 여론은 둘로 나눠지고 있다.

 비난여론은 마 총통이 내년 1월로 예정된 총통선거에서 집권 국민당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 정상회담을 비밀리에 추진했다는 것이며, 지지여론은 대만의 존재감을 국제적으로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과 대만의 정상회담은 대만의 의지보다는 중국의 의중이 더욱 중요했을 것이다.

 중국과 대만은 내전 이후, 무역, 교통, 서신왕래 등의 ‘삼불통(三不通)’ 정책을 실시하며 극도의 대립관계를 유지하다, 1992년 ‘92공식(九二共識)’ 합의로 겨우 대화의 길이 열렸다. 나름대로 경제, 인적교류에 대해 양국은 교류를 추진하고 있었으나,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이슈는 양국의 근본적인 관계 회복 뿐만 아니라 정치, 군사 영역의 협상이다. 급변하는 아시아의 정세를 고려할 때, 중국의 의중은 분명하다. 중국이 아시아 패권에 중심에 서고자 하는 계산이다.

각국의 의도가 어떠하든, 양국의 세밀한 정치적 계산에 의해 이루어진 정상회담인 것만은 확실하다. 무엇보다 중국과 대만의 정상회담으로 인해, 큰 영향을 받을 한반도 정세 파악에 대한 관점 포인트들이 많이 발생하게 된다.

 남북한이 8월 25일 남북고위급접촉 당시, 민간교류 확대, 이산가족 상봉, 당국 회담 개최 등에 합의했으나, 3차에 걸친 예비접촉 외에 구체적인 당국 회담에 대한 진척은 거의 없는 시점에서 중국과 대만의 정상회담은 남북한 관계에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 정부는 다양한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국제적 지위를 확보할 뿐 아니라, 남북관계의 우위를 점유하려고 할 것이다.

 내년 4월 예정된 총선을 감안할 때, 박근혜 정부의 가시적 성과들이 총선의 시간에 맞추어 질 가능성이 높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의 정당성 을 따지기 전에, 박근혜 정부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 카드를 현 시점에서 꺼내든 이유는 이러한 국제적 정세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박근혜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카드는 치밀한 계획에 의해 진행되는 반면, 야당의 국정화 대처는 상당히 안이하다고 보여진다.

 중국에서는 제 18기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제5차 회의가 10월 29일 폐막했다. 이번 회의가 중요한 이유는 시진핑 정부의 향후 국정운영에 대한 방향성을 명확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내년 3월부터 다시 시작되는 13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중국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 더 나아가 세계 경제에 끼칠 영향이 크다.

 2010년 제17기 5중전회에서는 GDP 7.0~7.5%의 포용적 성장을 주창했다면, 제18기 5중전회에서는 GDP 6.0~6.5% 성장으로 조정했지만, 전면적 샤오캉(小康) 사회의 건설, 즉 불균형을 해소하는 중산층 중심의 사회를 건설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는 두 개의 100년 프로젝트의 일환이며,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2021년에는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 건설,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100주년이 되는 2049년에는 ‘중국의 꿈’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유 시장이 주창하고 있는 ‘인천의 꿈, 대한민국의 미래’는 2049년 달성할 ‘중국의 꿈’을 깊이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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