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국토 개발과 임대주택 건설 및 공급 등 주거복지정책을 집행하는, 자산 172조 원(2014년 말 기준)의 국내 최대 공기업이다. 현재까지 분당신도시 면적의 29배에 해당하는 택지 개발, 125만 호의 임대주택 건설 및 공급, 118만 호의 분양주택 건설 등 국민 주거 안정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10월, 이전의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통합 후 LH로 출범한 지 6년이 됐다. 통합 당시 거대 부실 공기업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정부의 공기업 정상화를 선도하고 있는 공기업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통합 후 6년간 LH의 성과를 살펴보고 우리나라 공기업이 나아가야 할 바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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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범 후 6년 만에 신용등급 ‘AA’로 우뚝

 LH는 출범 이후 금융부채가 매년 평균 7조6천억 원씩 증가해 2013년에는 105조7천억 원을 기록했다. 이때 LH는 부채비율 466%, 하루 이자 100억 원이라는 그야말로 부실 공기업이라는 오명이 따라다니는 기관이었다.

 하지만 통합 6년이 지난 9월 LH의 금융부채는 92조9천억 원을 기록했다. 총 12조7천억 원을 줄인 것이다.

 이런 결과에 대한 화답은 시장에서부터 나왔다. 9월 16일 S&P가 LH 신용등급을 AA-로 상향시키면서 세계 3대 국제신용평가사 모두가 LH의 신용등급을 ‘AA’로 올렸다. 이 등급은 대한민국 정부와 동일한 것이며 공사 창립 이래 획득한 최고 등급으로, 3대 국제신용평가사 모두로부터 이런 평가를 받는 기관은 준시장형 공기업 중에서는 LH가 유일하다.

 S&P 관계자는 "그동안 급증하던 부채 증가 속도를 볼 때 LH의 성과는 놀라운 수준"이라며 "LH의 실적은 대한민국 국가 신용등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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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또한 "LH는 상반기 영업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상당히 개선됐으며, 대한민국에 대해 갖는 전략적 중요성과 유사시 LH에 대한 정부의 높은 지원 가능성에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최근에는 채권시장의 평가기관들이 LH 채권금리를 가장 안전한 공사채(AAA) 금리로 산정했다. 그동안 LH는 채권을 발행할 때마다 기준금리에 추가로 가산금리를 부담했는데, 지난 9월 초 채권시장 평가기관들은 이 추가 가산금리를 없앴다.

 #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사업도 착실히 수행

 LH는 부채 감소 노력 속에서도 본연의 역할을 착실히 완수하고 있다. 행복주택, 뉴스테이, 주거급여 등 굵직한 정부 정책사업을 차질 없이 수행하고 있으며, 7월부터 개편된 주거급여사업에

도 주택조사 전담기관으로서 1년 넘는 기간을 투입, 성공적 사업 수행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기울였다.

 특히 이 사업들은 우리나라 국민의 주거 안정을 위한 종합적 정책이다. 행복주택의 경우 2030세대를, 뉴스테이는 중산층을, 주거급여는 서민층을 대상으로 하는 주거 안정 정책으로, 집이 필요한 전 국민이 혜택을 볼 수 있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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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초,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서민·중산층 주거안정대책에 따르면 수리비용이 없어 방치된 낡은 주택을 연립·다가구주택으로 개량해 노인이나 대학생에게 싼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LH를 통해 추진키로 했다. 또 LH는 낡은 단독·다가구주택 소유자에게서 리모델링 및 관리를 위탁받아 공급하는 방식으로도 임대주택 확대에 더욱 힘쓸 예정이다.

 이런 동향은 7월 열린 대통령 주재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결정된 장기 방치 건축물, 낡은 공공청사 리모델링 사업 위탁개발기관의 범위를 LH로 확대키로 한 사실 등과 맞물려 LH가 정부 정책 수행에 기여하는 역할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준 것이다.

 # 위기상황 동참, 경제 회복 발 벗고 나서

 LH는 메르스 및 그렉시트 위기 상황에서도 위축된 국내 경제 회복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우선 5천600억 원에 달하는 사업비 투자 확대 및 기존 계획된 사업비도 조기 집행해 숨통을 튼 다음 전통시장 상품권 구입, 본사 진주 이전에 따른 지역특화형 사회공헌활동 등 전 직원이 참여하는 내수 진작 프로그램을 발굴·시행해 정부의 경제살리기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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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는 전국 170여 개 사업 현장의 사업비 조기 집행 가능성을 검토해 설계용역비 조기 집행, 차년도 사업물량 조기 착수 등 이행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또 종전 보상 개시 후 6개월간은 전액 채권 보상 실시하던 것을 LH 모든 사업지구에 대해 3억 원까지 현금 보상을 실시하고, 사업이 시급한 지구, 주거환경 개선 등 소규모 지구 등 일부 사업지구에 대해서는 전액 현금 보상을 실시키로 했다.

 여기에 메르스로 침체된 국내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전 직원이 성수기(방학) 동안 하계 휴가를 최대한 사용해 가족단위 국내 여행을 실시토록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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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상(飛上) 2030선포…제2의 LH 꾀한다

 LH는 올해 또 다른 큰 변화가 있었다. 본사를 진주로 이전한 것이다. 본사 진주 이전을 단순히 공간을 옮기는 차원을 넘어 ‘천년의 희망 진주시대’를 열어 나갈 것을 천명하면서 진주혁신도시를 국가균형발전 상징모델로 발전시키고 새 시대를 여는 새로운 비전 ‘비상(飛上) 2030’을 선포했다.

 ‘비상 2030’은 ‘살기 좋은 국토, 행복한 주거’를 창조해 국민에게 보다 나은 삶의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목표 실현을 위해 ‘국민에게 인정받는 LH, 국가에게 믿음 주는 LH,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LH’가 되겠다는 세 가지 미래상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재영 사장은 "앞으로 LH는 ‘제2의 LH’를 창립하겠다는 각오로 새로운 마음, 새로운 자세로 노력할 것"이라며 "혹여 우려되는 수도권 지역의 차질 없는 사업 추진을 위해 기존의 본부장 권한을 대폭 강화한 광역본부장제를 도입하고 책임과 권한을 대폭 이양함으로써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LH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L은 Land를 뜻하고, H는 Housing을 의미한다. 즉, LH의 주요 사업은 국토(L) 개발과 주택(H) 공급이다.

LH는 이러한 고유 업무와 연계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 마음껏 공부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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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몇 임대단지 주민공동시설에 가 보면 썰렁하기 그지없다. 벽지도 발라져 있지 않은 채 벤치프레스나 탁구대 하나 달랑 놓여 있는 공간은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이런 공간을 활용해 공부방을 설치하고 운영함으로써 입주민의 생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임대단지 ‘지역아동센터 설립 지원’사업이다.

 LH는 2010년부터 지역아동센터 설립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임대단지 내에 방치된 공간이 많다는 것을 알고 기존에 운영 중인 지역아동센터를 수리해 주는 프로그램을 확대한 것이다. 단순히 시설을 수리해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롭게 지역아동센터를 만들고 운영까지 지원한다. 현재 전국적으로 37개의 지역아동센터 및 공부방을 설치해 운영 중이고, 하루 평균 743명의 임대단지 어린이가 공부방을 이용하고 있다.

 # 아이들을 위한 엄마표 밥상

 LH는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 임대단지 어린이를 위해 급식을 실시한다. 임대단지 내 맞벌이나 저소득가정 아이들이 학기 중에는 학교 급식을 먹지만 방학에는 대부분의 초등학교가 급식을 중단해서 마땅히 점심 먹을 데가 없기 때문이다.

 ‘엄마손 밥상’이라는 이름으로 펼치고 있는 ‘임대단지 어린이 급식’활동은 2005년 수원매탄 국민임대 등 3개 단지를 시작으로 매년 조금씩 시행 단지를 늘려 2014∼2015년 겨울방학에는 총 106개 임대단지에서 급식을 실시했다.

 지난 여름방학에는 고양일산1 등 100개 단지에서 급식을 실시했고, 이때 공사 직원 및 직원가족 190명도 함께 배식, 환경정리, 재능기부 등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 아이들의 꿈과 함께해요

 LH는 2007년 한부모가정이나 조손가정에 대해 조사를 하다가 ‘멘토와 꼬마친구’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2008년 서울지역본부를 시작으로 지금은 전 지역본부에서 17개 대학 440여 명의 대학생 봉사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LH 대표 사회공헌활동으로 자리잡았다.

 멘토와 꼬마친구는 LH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소년소녀가정의 아동(멘티)들을 대상으로 LH 지역본부와 협력관계를 맺은 대학 봉사자(멘토)들이 매주 가구를 방문해 학습 지도, 진로 상담, 정서 지원 등의 활동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6년간 지속적인 돌봄을 통해 아이들은 성격이 밝아지고 성적도 향상됐다. 또 봉사자인 대학생의 입장에서는 자기성장을 이룰 수 있어 협력대학에서 인기 만점의 봉사활동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 행복한 마을도 만들어요

 임대주택 입주민을 위한 사회공헌활동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마을형 사회적 기업 설립 지원’ 활동이다.

 마을형 사회적 기업은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기업으로서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사업 전개와 수익 창출, 지역사회 재투자 등 지역경제 선순환을 통해 임대단지를 비롯한 주변 지역의 활력 회복을 목표로 한다. 마을형 사회적 기업을 임대단지 내에 설립함으로써 임대단지 입주민을 비롯한 인근 취약계층에게 일자리와 사회서비스도 제공한다.

 LH는 2013년 총 16개의 마을형 사회적 기업 설립지원사업을 시행해 임대단지에서의 활발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마을형 사회적 기업은 단순히 기업이 아니라 마을 공동의 소유로서 주민들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개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공동체다.

 # 행복한 동행, 합동결혼식

 LH는 지난 10월 7일 본사(진주시 충의로) 축구장에서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 부부 15쌍을 위한 합동결혼식을 개최했다.

 LH는 결혼식을 올린 부부들에게 야외 식장, 예물, 예복 등 결혼식에 필요한 일체를 지원하고 하객들을 위해 피로연을 진행했다. 결혼식이 끝난 후에는 2박 3일간의 제주도 여행도 지원했다.

 이날 혼례를 치른 누엔티리엠(30·베트남)씨는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땅에 살면서 결혼식을 하는 부부들을 보면 늘 부러움을 갖고 지내왔는데 LH 덕분에 이렇게 혼례도 올리고 신혼여행도 갈 수 있게 돼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며 웃었다.

 LH 이재영 사장은 부부들에게 "결혼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것"이라며 "많은 분들의 도움과 축복으로 혼례를 올린 만큼 책임감을 갖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총 135쌍의 부부가 행복한 결혼식의 꿈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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