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21일 그리스-마케도니아 국경 도시 게브겔리자. 그리스를 통해 유럽으로 들어가려는 난민과 저지선을 구축한 군인들이 뒤섞여 아수라장이 된 그곳에서 울부짖는 난민 소년과 소녀의 모습.
울부짖는 난민 아이들 (EPA=연합뉴스)
울부짖는 난민 아이들 (EPA=연합뉴스)

목숨을 건 유럽행에 나선 중동 난민 부모와 고행을 함께한 아이들의 비극적 상황이 고스란히 담긴 이 사진이 국제구호단체 유니세프의 '올해의 사진'으로 선정됐다고 외신들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전문 뉴스통신사 EPA 소속 게오르기 리코브스키 기자의 렌즈에 포착된 아이들은 마케도니아 군의 저지선을 넘었지만, 부모와 떨어져 공포에 질린 채 울부짖고 있다.

리코브스키는 "당시 상황은 너무 끔찍했다. 동료가 눈앞에 펼쳐진 상황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난생 처음봤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올 한해만 50만 명이 넘는 중동지역 난민이 전쟁과 기아를 피하고자 위태로운 보트에 몸을 싣고 지중해를 건넜다. 이렇게 유럽 땅에 발을 디딘 난민 5명 가운데 1명은 아이들이다.

난민들은 군인과 국경경비대에 길이 막히면 아이와 여성들을 앞세워 길을 열려 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부모를 찾지 못한 아이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는 전쟁과 기아로 인해 인도주의적 위기에 처한 전세계 아동들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내전이 한창인 시리아에는 무려 400만 명의 아이들이 난민 캠프에서 생활하고 있다.

역시 전쟁이 끊이지 않는 아프가니스탄에서는 260만명의 난민이 발생했고, 소말리아에서도 100만명이 분쟁과 기아를 피해 난민 행렬에 나섰다.

국제이주기구(IOM)는 바다와 육지를 통해 유럽으로 들어가는 난민 수가 조만간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130여 명의 희생자를 낸 지난달 파리 테러 이후 일부 유럽 정치인들이 '난민과 테러범을 구분할 수 없다'며 난민 수용 중단을 주장하고 나서 유럽의 중동과 아프리카 이주민 수용이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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