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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두환 인천대 객원교수
1386년 영국의 솔즈베리 성당에 가장 오래된 시계가 설치된다. 수많은 톱니바퀴들이 그 역할을 담당하며, 모든 사람들에게 일률적인 시간을 제공한다.

 그러나, 단순한 기계식 시계들은 하루에 30분 이상 틀렸다. 인간이 계산한 불확실한 톱니바퀴의 계산보다 시간을 결정하는 변하지 않는 외부의 기준이 필요했다.

갈릴레오는 중력의 영향을 받는 진자가 일정한 주기로 진동하는 것을 발견하고, 진자운동을 하는 시계추로 시간을 측정하고자 했다.

 1656년 네덜란드의 크리스티앙 호이겐스는 이러한 원리를 이용한 추시계를 처음으로 만들었다.

괘종시계의 분침이 12를 가리키고, 시침이 그 시각을 가리킬 때, 괘종시계는 큰 종소리를 내며 자기 존재감을 드러낸다.

괘종 소리를 듣는 인간들은 시침이 가리키는 숫자를 보며 시각을 인지하게 된다.

그러나 시간을 알려줌으로, 그 존재감을 드러내는 괘종시계는 그 한 번의 시선을 받기 위해, 수많은 톱니바퀴들을 부지런히 돌려야만 한다.

만약 괘종시계가 정확한 시각을 알려주지 않는다면, 멋진 치장을 하더라도 아무도 쳐다보지 않을 것이다. 수많은 톱니바퀴의 수고가 헛될 수 밖 없다. 그래서 눈에 보이지 않는 중력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1945년 일제로의 해방, 그 후 70년인 지난 2015년. 새로운 아시아 시대가 될 2050년. 광복 70년 동안 발생한 과거의 수많은 사건들이 현재인 2015년을 만들었고, 향후 35년 동안 발생할 수많은 사건들이 미래의 2050년을 만들 것이다.

역사(歷史)란 지난 이야기이다. 역사의 주요 사건들은 마치 괘종시계의 시침처럼 인간들의 시선을 끌지만, 그 주요 사건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톱니바퀴 같은 사소한 사건들이 중첩되어야만 한다.

그러나 역사를 명확하게 인식하기 위해서는 마치 시계추를 일정하게 진동하게 하는 중력처럼, 시대를 관통하는 역사관과 세계관을 갖고 있어야 한다.

현재처럼 급변하는 세상에 살아 갈수록, 변하는 가치와 변하지 않는 가치를 빨리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시계추는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시계추의 흔들림만 주목하게 된다면, 우리는 큰 혼돈에 빠질 것이다.

우리는 추의 움직임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추를 움직이게 하는 추동력을 주목해야 하며, 추동력에 인해 움직이는 추의 운동패턴을 파악해야 한다. 추는 항상 균형점을 향해 움직이려고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우리의 눈에는 항상 균형점에서 멀어지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 미래연구가로서 이러한 원리의 이해가 미래예측에 있어 가장 주요한 덕목중 하나라고 본다.

그러나 인류사는 2차원적 평면 추진동이 아니고, 3차원적 나선형 추진동이다. 운동의 패턴은 같으나, 절대로 같은 궤적을 따르지 않는다.

 거대한 역사의 추는 신아시아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1839년 제1차 중영전쟁인 아편전쟁은 아시아 흑역사의 시작이었다.

특히 동아시아는 세계정세 변화의 최전방에 있었다. 2050년 동아시아는 신경제연합체를 구성하여 세계 경제의 중추 역할을 할 것이다. 동아시아의 연합에는 중국의 중심이 될 것이다. 중국은 G2 체제를 유지하나, 미국보다 우위에 있을 것이다.

이는 통일 한국을 이룩한 한국의 역할이 주요할 것이며, 중국과는 혈맹관계까지 갈 것으로 본다. 통일 한국은 지리학적 중요성을 기반으로 미·중간의 중개자로서 역할을 감당할 뿐 아니라, 남북한 인구 8천만 명, 이민자 1천만 명 등 일억 명에 가까운 인구를 갖게 될 것이며, GDP 기반으로 G7 국가로 성장할 것이다.

일본의 근현대 역사는 한마디로 ‘강대국 편에 서서 강대국 되기’이다. 일본은 교활한 만큼 영리한 나라이다. 중국의 영향력이 미국과 견줄만 정도가 되면, 일본은 반드시 중국 편에, 아니 아시아 편에 서게 될 것이다.

일본은 섬나라 기질이 있어, 철저하게 국가 실리 위주의 국정 운영을 할 것이며, 중국은 대국 기질이 있어, 포용 능력을 발휘할 것이다. 중·일 관계에 있어서도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에게 요구되어지는 것은 올바른 역사관과 탁월한 미래예측 능력이다. 과거와 현재의 대화에 머무르는 역사(歷史)가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통사(通史)가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창조적 한국 발전의 성장 엔진은 인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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