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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주 군포시장
‘책의 나라 군포’, 요즘 제 머릿속 한중간에 꽉 박힌 단어입니다. 군포를 ‘책의 나라’로 불리게 하는 일, 차근차근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갑자기 웬 책의 나라냐고, 불가능한 일을 꿈꾼다고 하실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군포시가 걸어온 지난 5년여를 잘 아시는 분들은 고개를 끄덕일지도 모릅니다.

 군포시는 2010년 7월 민선5기 시작과 함께 ‘책 읽는 군포’ 만들기를 시의 역점 시책으로 선포한 후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 등을 늘리는 독서환경 확대, 연중 인문학 강연 개최를 비롯해 예술이 함께하는 독서문화행사 개발, 시행을 꾸준히 실천 중입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9월 정부가 지정한 제1호 ‘대한민국 책의 도시’라는 영예를 얻었습니다. 가치를 따지기 어려운 도시 이미지를 확립했습니다.

 처음 ‘책 읽는 군포’ 만들기에 도전하겠다고 했을 때는 군포시민뿐만 아니라 이 나라의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기록이자 역사였습니다. 초기 1~2년간 눈에 확 띄는 변화를 보여 드리지 못했어도 지지하고 격려해 준 시민이 함께였기에 거둘 수 있었던 열매라 더 기쁜 성과였습니다. 그때부터 군포는 크나큰 즐거움과 막중한 책임감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습니다.

 각종 언론이나 토론회 등에서 국내의 독서문화 발전상을 이야기하며 군포를 우수 사례로 거론할 때마다 어깨가 우쭐하지만 그만큼의 책임감이 매번 더해진 것입니다. 책 읽는 군포, ‘대한민국 책의 도시’ 군포가 우리나라 독서문화 발전을 위해 앞장서야 한다는 의무감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지난 5월 발상의 전환이 이뤄질 만남이 성사됐습니다. 군포가 전 세계 책 마을의 시초라 불리는 영국 웨일스 지방 헤이 온 와이처럼 독서문화계의 성지로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으로 유럽 책마을 공부에 나선 길에 리처드 부스를 만난 것입니다.

리처드 부스는 폐광촌으로 쇠락해 가는 고향 헤이 온 와이에 1962년부터 헌책방 거리를 조성해 유명 관광지로 발전시킴으로써 ‘책 마을 창시자’라 불리는 이로, 1972년 4월 1일에는 영국 전역에 "헤이 온 와이는 독립왕국"이라고 선포한 바 있습니다.

당시 그의 선포는 각종 언론의 조명을 받았고, 입소문이 퍼져 나가 전 세계 사람들이 헤이 온 와이를 찾게 했습니다.

이전부터 이 일화를 알고 있었지만 ‘그런 일이 있었구나, 대단하네’라고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우연히 그를 직접 만난 뒤에도 이 이야기는 제게 ‘오래전 다른 나라에서 있었던 일’, ‘부러운 일’, ‘해 보고 싶은 일’이었을 뿐입니다.

 그러나 리처드 부스를 두 번째 만난 지난 9월, 제 생각은 180도 아니 360도 달라졌습니다. 군포가 2011년부터 매년 가을 개최하는 책 축제를 찾은 그는 ‘2015 군포독서대전’ 현장 곳곳을 둘러본 후 폐막식에서 "세계 사람들에게 군포독서대전이 얼마나 즐겁고 좋았는지 알리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그는 "2016년 스위스의 책마을 생피에르 드 클라주에서 개최될 세계책마을협회 정기회의에 참석해 군포독서대전이 정말 좋았다고 말할 것인데, 그 자리에 김윤주 군포시장을 초대하겠다"고도 말했습니다.

더 큰 꿈을 꾸고,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이 제 마음속에서 비 온 뒤의 죽순처럼 무럭무럭 자라났습니다. 대한민국 책의 도시 군포의 수장으로서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은 더는 제 마음을 무겁게 하지 않았습니다.

 ‘책의 나라 군포’ 만들기를 추진해야겠다는 다짐이 생겨났고, 처음 ‘책 읽는 군포’를 꿈꿨던 때처럼 우직하게 한 발, 한 발 전진 중입니다. 어찌 보면 이번 목표는 더 쉬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5년여 동안 책 읽기의 즐거움과 독서문화예술의 흥겨움을 직접 느끼고, 몸소 더 나은 독서문화 콘텐츠를 창조해 내는 시민들이 저를 지지하며 이끌어 주시고 있으니 말입니다. 기대해 주십시오, ‘책의 나라 군포’를 지켜봐 주십시오, 여러분 곁의 ‘책의 나라 군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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