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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두환 인천대 객원교수 겸 미래변화예측연구소 소장
언어학에서 사용하는 패러다임(paradigm)은 exemplar(모범, 전형, 본)이다. 그러나 패러다임의 의미는 기존의 뜻을 뛰어넘어 ‘인간 사고를 지배하는 인식체계’로까지 확장돼 사용되고 있다.

 패러다임이라는 용어는 토머스 쿤의 저서인 「과학혁명의 구조」를 통해 유명해졌다. 정확히 말하면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이다.

그는 "과학의 발전은 일정한 방향으로 누적돼 이뤄진 것이 아닌 시대에 따라 패러다임을 전환시켜 온 것"이라고 역설했다. 과학의 패러다임 전환을 ‘과학 혁명’이라 지칭했다.

토마스 쿤은 과학 혁명을 주도했던 대표적인 사람으로 코페르니쿠스와 아인슈타인을 꼽는다. 코페르니쿠스는 뉴턴 역학인 고전물리학으로 지칭되는 근대과학의 장을 연 학자이며, 아인슈타인은 현대물리의 양대 산맥인 양자역학과 상대론 중 상대론을 개발한 물리학자이다.

 20세기 100년 동안의 인류문명 발전은 이전 1만 년의 인류문명 발전보다 더 크다고 한다. 이러한 격변적이고 혁명적인 인류문명 발전이 가능했던 것은 20세기에 나타난 현대물리의 패러다임 때문이다.

한 패러다임에서 다른 패러다임으로 넘어가는 과정은 격변적이고 불연속적이다. 고전 물리학에서 물질의 파동 성질과 입자 성질은 마치 인간을 여자와 남자로 구분하는 것처럼, 물질(인간)이 파동(여자) 성질을 갖는다는 것은 절대로 입자(남자) 성질을 갖지 못하다는 것처럼 서로 상존하지 못한다.

 그러나 현대물리학에서는 물질의 ‘상보성 원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된다. 즉, 물질은 파동 성질과 입자 성질을 동시에 갖게 된다는 것이다.

 왜 물리학자들은 이런 비논리적이고 비합리적인 원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까? 이유는 오직 하나이다. 물리학자들의 연구 대상인 자연현상이 이런 원리를 따르기 때문이다.

고전물리의 패러다임에 갇혀 있는 사람은 절대로 현대물리의 패러다임에서 나온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다. 패러다임 전환은 혁명적 사고의 변화 없이는 불가능하며, 인식체계의 대전환이 있어야만 가능한다.

 미래연구가로서 우리의 미래를 볼 때 ‘신아시아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오고 있다. 다가올 ‘신아시아 시대의 패러다임’은 기존에 알고 있던 역사의 궤적을 뛰어넘는 혁명적 시대 변화이다.

인문학 혁명으로 일컬어지는 르네상스의 도래는 새로운 유럽시대를 열었다. 인문학 혁명은 종교개혁과 과학혁명으로 이어지고, 과학혁명은 인류 문명 5천 년의 농경사회를 산업화사회로 바꿨다.

번영을 구가하던 유럽시대는 세계 제1·2차 대전으로 말미암아 그 패권을 아메리카 시대로 넘겨 줘야 했다. 비록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대결로 미·소 냉전 시대가 잠시 있었지만, 이 또한 미국이 항상 우위를 점유했다.

 소위 아메리카 시대라고 지칭했지만, 이는 진취적 사고의 유럽인이 새로운 대륙으로 이주했다는 측면에서는 유럽시대의 연장이라고 볼 수 있다.

 다르게 표현한다면, 서양문명 시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동양문명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으며, 이는 새로운 패러다임인 ‘신아시아 시대’이다. 4대 문명에서 서양문명을 지나 동양문명 시대로 옮겨가고 있다. 신아시아 시대의 중심에는 동아시아의 한·중·일 삼국이 자리하고 있다.

 2016년 신년사는 당해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사는 크게 셋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마무리, 공공·노동·금융·교육의 4대 개혁 완수, 튼튼한 안보이다.

4대 개혁을 통해 미래 30년 성장의 든든한 기반을 마련하고, 국가 발전의 기본적 토대인 안보를 공고히 해 평화통일의 한반도 시대를 열자는 것이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37년 만에 거행되는 제7차 당대회에 초점을 맞춰 경제 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을 역설하며,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조국 통일은 가장 절박하고 사활적인 민족 최대의 과업"이라고 했다.

북한은 군 중심의 선군정치를 종결하고, 공산당 중심의 경제 활성화에 방점을 찍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샤오캉(小康)사회 건설과 세계 무대에서의 강한 발언권 행사를 하며, 인류운명공동체(人類運命共同體)로서의 평화의 길을 주도하기를 원한다. 아베 총리는 "올해는 일본이 글로벌 무대에서 빛을 발하고 지도력도 입증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2016년 ‘신아시아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갖고 통일 한국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주역이 되기를 빌며, 특히 인천이 한국 주역의 선봉이 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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