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원의원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런던 집값에 월셋집 구하기를 포기하고 조그만 보트에서 숙박하면서 '힘겨운' 의정 활동을 하고 있다.
조니 머셔 의원. 텔레그래프 캡쳐화면
조니 머셔 의원. 텔레그래프 캡쳐화면

주인공은 영국 남서부 해안도시 플리머스를 지역구로 둔 집권 보수당 조니 머셔(34) 초선 의원.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포병대대에서 대위로 복무하다 전역하고서 지난해 5월 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머셔 의원은 당선되고서 몇 주일 뒤 런던에서 호텔 방을 잠시 빌린 가운데 계속 지낼 곳을 찾다가 런던 집값에 충격을 받았다.

그는 일간 텔레그래프에 "일주일에 2~3일 지내는 데 터무니없는 돈이라고 생각했다. 그많은 돈을 쓸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월세를 찾는 대신 자신의 보트를 런던 동남부 도크랜드에 있는 조그만 호수로 끌고 오기로 결심했다.

그는 "보트를 런던으로 끌고 오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얼마인지를 따져봤다. 매우 저렴했다. 6개월에 약 1천200파운드(약 210만원)면 됐다. 비용을 절감해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가족이 있는 의원이 지원받을 수 있는 숙박비 연간 2만3천파운드보다 훨씬 낮은 금액이다.

보트는 그가 전역할 때 받은 퇴직금으로 산 것이다.

중앙난방도 안 되고 욕조도 없어 주방에 있는 싱크대 호수를 이용해야 한다. 난로만 있는 탓에 온종일 의회에서 보내고 돌아와도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도 없다.

밤에는 추위에 이불 대신 군에서 쓰던 침낭을 쓰고 있다. 최근에야 난방기를 샀다.

하지만, 그는 '작은 집' 보트 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했다.

그는 보트에서 지내고 있다고 말하자 동료 의원들이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기본적으로는 즐기고 있다. 이상하다는 걸 안다. 몇몇 의원은 잘 이해하지 못하지만 다른 누군가를 위해 이러는 게 아니다. 단지 나 자신을 위한 것이다. 내가 돌아오면 보트는 내 집의 작은 일부분"이라고 했다.

머셔 의원은 전역한 군인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주택금융조합 '네이션와이드'가 발표한 분기별 주택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런던 집값은 2015년에 연간 12.2%나 치솟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에 기록한 정점보다 50%나 높다.

치솟은 집값에 집사기를 포기한 사람들이 대거 늘면서 월세 가구가 급증했다. 주로 젊은 층이 희생된 까닭에 '월셋집살이 세대'라는 신조어가 나왔다.

현재 영국의 월세 가구는 2008년보다 140만 가구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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