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의 형이 30년 동안 이끌었던 독일 남부의 소년 성가대에서 40년 동안 어린이 단원 200여 명이 학대당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989년 당시 성가대를 지휘하는 게오르그 라칭거 신부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1989년 당시 성가대를 지휘하는 게오르그 라칭거 신부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레겐스부르거 돔스파첸 성가대 학대 사건 조사를 맡은 변호사 울리히 베버는 8일(현지시간) 폭력과 고문, 성적 학대 행위가 생각보다 널리 퍼져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바이에른 주 레겐스부르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베버 변호사는 1953∼1992년 성가대와 부속 기숙학교의 모든 저학년 학생이 육체적 괴롭힘을 당했다며, 기숙학교의 저학년 책임자였던 요한 마이어가 폭력과 학대를 주도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부터 사건을 조사해 온 베버 변호사는 피해 학생 수십 명과 책임자들을 인터뷰했으며, 학대를 당한 231명 중 최소 40명은 성폭력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또 조사 결과를 발표한 이후 최소 8명의 추가 피해자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1987년 학대 문제가 제기됐지만 마이어가 경질되거나 다른 어떤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고, 마이어는 1992년 은퇴한 이듬해 급사했다.

2009년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만난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형 게오르그 라칭거 신부 (EPA=자료사진)

2009년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만난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형 게오르그 라칭거 신부 (EPA=자료사진)

975년 설립된 이 성가대는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형인 게오르그 라칭거(92) 신부가 1964년부터 30년 동안 이끌어왔다.

베버 변호사는 라칭거 신부가 성가대에서 벌어진 학대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나의 조사 결과로는 그렇게 추정된다"고 답했다.

그는 라칭거 신부는 성가대 관리자로서 기숙학교 관리자 등과 함께 사건이 벌어진 학교를 감독할 의무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2010년 다시 성가대의 성추행 사건이 불거졌을 때 라칭거 신부는 "(사건에 대해)알지 못한다"고 부인한 바 있다.

레겐스부르크 교구는 지난해 피해자 72명에게 보상금으로 2천700달러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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