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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우 고려대 연구교수
대한민국 정치가 요동치고 있다. 남북문제는 물론 한국 정치 자체도 국민의 역할이 어떠하느냐에 따라서 선진 통일부국으로 가느냐 혹은 마느냐는 기로에 서 있다. 필자가 보기에는 해방 이후 이처럼 중요한 순간도 없었을 것이란 생각이다.

 지난 1월 4차 핵실험과 2월 4차 인공위성을 가장한 미사일 발사로 북한을 향한 국제사회 인식의 한반도 版(판) 자체가 완전히 변해 버렸다. 물론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을 동북아 전략에서 중요한 장기판의 한 변수로 보기에 아직은 잔혹한 북한 정권을 감싸고 있다. 문제는 다시 강하게 복원된 ‘한·미·일 삼각안보동맹’을 우리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북한의 개혁·개방을 유도하고 단계적 평화통일이라는 현실적인 변수를 현실로 만드는 우리의 정치력이다.

 지금처럼 종북세력들이 주로 조장하는 남남갈등의 파고를 줄이지 못하고 국민들의 무관심 속에 20대 총선에서도 과거와 같이 지역주의, 연고주의로 투표하고 反대한민국적인 언동을 일삼아 온 세력들을 다시 국회로 보낸다면 선진국은 고사하고 남미처럼 2류국가로 표류하면서 분단의 桎梏(질곡)에서 헤매는 아주 어려운 역사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이번에 치러지는 4·13총선에서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으로 바른 國家觀(국가관), 歷史觀(역사관), 價値觀(가치관)을 갖춘 정치인들이 대거 충원되지 못한다면 우리 후손들에게 우리가 원하는 富國强兵(부국강병)의 나라를 물려줄 수 없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해 보는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인 국가과제를 이룰 수 있는 與(여)와 野(야)의 일꾼들을 만들어 내는 작업을 오로지 公明正大(공명정대)한 애국심에 기반해서 민주시민들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 19대 국회는 정당들이 기득권에 안주하면서 식물국회가 돼서 가장 최악의 여의도판 정치가 만들어졌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안보불감증을 조장하는 언행으로 국론을 더 분열했으며, 이렇게 지엄한 북핵 정국에서도 전쟁 불꽃놀이 정도의 인식으로 대한민국의 안보이익을 해치는 대열에 서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北(북)의 정권 변화를 거론할 정도로 지엄한 비상시국에서 치러지는 20대 총선은 통일프로젝트를 추동하는 지혜롭고 힘이 있는 세력이 바른 가치관으로 국민과 함께 정치력을 만들고 대북정책에 올인해 김정은정권의 돈줄을 죄고,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분위기를 더 고양시키는 작업에 도움을 주는 국회가 돼야 한다.

 이제는 협상과 대화로 북핵을 해결한다는 꿈에서 깨고 현실론으로 우리 모두가 뭉쳐야 한다. 북한정권이 그동안 저지른 만행에 대해 분노하는 국민과 우방국가들의 배신감을 정책으로 연결시키는 정치세력이 나와야 한다. 이것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인 것이다.

 시대정신을 읽지 못하는 국민은 항상 2등 국민으로 남을 것이다. 여권도 無事安逸(무사안일) 특권주의에 몰입돼 월급만 축내는 의원들을 걸러내어 실질적으로 치열한 고뇌와 번민으로 일을 하는 내공이 있는 국회의원들을 만들어야 한다. 연줄로, 금력으로 자질이 부족한 의원들을 만드는 과거의 구습은 다 버리고, 중차대한 시대정신을 읽고 실천할 수 있는 시대의 정치인들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과거 광우병 사태, 천안함 폭침사건, 한미 자유무역협정 체결, 제주해군기지 건설 시에 국가의 이익보다는 파당과 개인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고 선전·선동에 앞장서고 附和雷同(부화뇌동)한 정치인들을 봐 왔다.

그리고 냉전시대 민주화운동 정도의 사고에 갇혀 중층화되고 다층화된 21세기의 새로운 시대정신을 읽지 못하고 독단과 분열주의에 몸담고 있는 철새 정치인들을 보고 있다.

국민들이 이러한 함량 미달의 정치인들을 20대 총선에서 걸러내지 못한다면 지금 우리 세대는 후손들에게 매우 부끄럽고 무능한 선조들로 기억되는 아주 부끄러운 역사를 남기게 될 것이다. 정신을 차릴 일이다. 정신 차리길 바란다. 우리는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위대한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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