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언론들이 폭로한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조직원 명단 문건은 진짜일 가능성이 크다고 독일 당국이 밝혔다.

독일을 포함해 유럽 각국의 정보당국이 이미 이 문건을 입수해 분석 중이어서 IS 테러리스트 색출 등 IS 격퇴 작전에서 '보물창고'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영국 방송 스카이뉴스가 보도한 IS 조직원 명단 [스카이뉴스 홈페이지 캡처]

독일 연방범죄수사국(BKA)의 마르쿠스 코트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언론에서 보도된 IS 조직원 명단에 대해 "진짜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AP와 AFP 통신에 밝혔다.

토마스 데메지에르 독일 내무장관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들과 만나 독일 정부가 확보한 이 문건이 "아마도 진짜일 것"이라며 "이 범죄단체를 철저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방송 스카이뉴스는 전날 IS 조직원 2만2천 명의 이름, 생일, 국적, 주소, 전화번호, 가족 연락처 등 신상정보가 담긴 문건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도 공영방송들과의 합동 취재 결과 BKA가 IS의 외국인 지하디스트 정보파일 수천 건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스웨덴 정보기관 사포(SAPO)의 프레드리크 밀데르 대변인 역시 "이 명단의 존재를 알고 있으며 우리 안보기관들도 그런 정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대변인은 AFP에 "영국 정부도 이 정보가 '다에시'(IS의 아랍어식 표기)와의 싸움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방송 스카이뉴스가 보도한 IS 조직원 명단 [스카이뉴스 홈페이지 캡처]

반(反) IS 전선을 구축한 서방 각국과 전문가들은 이 문건이 IS 격퇴와 대테러 작전에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전망했다.

IS 소탕작전에 나선 국제동맹군의 스티브 워런 대변인(미국 육군 대령)은 이번 정보가 미국 주도 동맹군이 IS의 외국인 병력 조직망을 일망타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환영했다고 AP가 전했다.

영국 해외정보국(MI6) 출신의 리처드 배럿은 AFP와 인터뷰에서 "유출된 문건이 진짜라면 엄청난 의미와 가치를 지닌 정보의 '금광'이 될 것"이라며 서방 정보기관들이 자국에 돌아오는 지하디스트를 추적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2013년께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문건이 가짜일 가능성이 크다며 '위조설'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립대 찰리 윈터 연구원은 이 문건이 IS의 전신인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의 아랍어 명칭을 두 가지로 표기했는데 이 중 하나는 과거 표기 관행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명칭, 로고, 문법 실수 등은 IS의 문건과 매우 불일치하다"고 말했다.

IS 조직원의 사망 날짜를 표기한 문건에서 지하디스트들이 흔히 사용하는 '순교' 대신 '사망'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이나, 일부 문건에서 작성 당시 사용되지 않았던 원형의 로고가 그려져 있다는 점도 의문을 키운다.

또 문건이 사실이더라도 2013년에 작성된 명단이어서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회의론도 있다.

이런 가운데 시리아의 뉴스사이트 '자만 알와슬'도 2만2천 건의 IS 문서에서 반복된 내용이 수천 건이어서 실제로 확인되는 조직원 명단은 2만2천 명이 아니라 1천736명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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