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은 지켜야 한다. 가족, 연인, 존경하는 스승, 나를 도와준 지인, 내게 꼭 필요한 사람. 흔히 그런 부류의 사람들을 소중한 사람이라 한다.

 내게 소중한 사람을 생각해 봤다. 가족이 첫 번째고, 그리고 나를 아껴 주는 친구와 동료 선후배들이다.

 성년이 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부류의 사람을 만났다. 만나고 헤어지고, 함께 즐기고 싸우기도 하면서 ‘내 사람’인지 아닌지가 갈린다.

 내 사람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요즘 새삼 깨닫는다.

 "아프지 마세요." 그 중에서도 건강은 가장 소중하다.

 환갑이 넘으신 어머니께서 치아가 좋지 않아 목돈을 들여 치료를 하셨다. 수화기 너머로 "이를 다 빼서 엄마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지?"라고 말씀하신다.

 "아뇨, 오히려 더 잘 들리는데요?" 걱정하시지 말라는 막내아들의 너스레다.

 외할머니께서 암으로 돌아가셨다. 정정하신 분이셨는데, 돌아가신 슬픔도 슬픔이지만 자매인 어머니와 이모의 상실감이 컸다.

 외할머니는 병을 얻으신 지 2년 정도 만에 가족 곁을 떠나셨다.

 "이렇게 빨리 돌아가실 줄 알았으면 살아계실 때 더 잘해 드릴 걸." 매년 제사 때마다 울먹이시며 하는 어머니의 넋두리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과 가난, 질병으로 전 세계에서는 수없이 많은 생명이 사라지고 있을 터다.

 그래도 오늘만큼은 인류의 존엄과 생명 다 잊고, 우리 가족만이라도 건강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사랑하는, 나를 사랑하는 우리 가족만이라도.

 우리 집안의 대들보인 형수가 아프다. 세상 더없이 인자하고 착한 분인데, 하늘이 원망스럽다. 반드시 이겨 내시리라 믿는다.

 지금은 신이 원망스럽지만, 어쩔 수 없이 다시 간절히 기도를 드린다. "신이시여. 부디 건강하게 쾌유할 수 있도록 보살펴 주십시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