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유커(遊客)’ 관광명소인 송도석산 개발사업을 두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토지소유주는 인천도시공사지만 수년째 개발계획만 세웠지, 토지 매각이나 민간사업자 유치 등 하나도 성사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25일 시에 따르면 송도석산 부지에 대한 3단계 개발계획이 세워지고 후속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별다른 해법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일단 도시공사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로 유명세를 탄 송도석산을 한류관광 테마관광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송도석산은 드라마 주인공 도민준이 위기에 처한 천송이를 구출하는 장면의 배경이 돼 ‘별그대 절벽’, ‘천도 절벽’으로 불리며 국내외 관광객들의 단골 관광명소가 됐다. 최근 월미도에서 ‘치맥 파티’를 벌여 화제가 된 중국 아오란그룹도 송도석산을 관광 코스로 삼았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도시공사는 송도석산에 도로를 건설하고 3단계로 나눠 개발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석산 상부는 시민공원으로 조성하고 현재 드라마 세트장이 있는 부분은 한류테마공원을, 나머지 1곳은 민간사업자와 함께 호텔 등의 상업시설을 짓는 방안이다.

하지만 이 같은 도시공사의 방안이 ‘고육지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직선화 도로는 송도석산 개발과 관계없이 수인선 복선전철 등 인근 교통상황을 감안해 이미 수년 전부터 계획됐고, 한류테마공원이나 상업시설 조성은 자금이 없으면 불가능한 상황이다.

앞서 도시공사는 송도석산 부지를 민간에 매각하려다 무산됐다. 당시 민간사업자는 금융차입을 통해 송도석산을 사려 했지만 일부 개인 소유 토지가 포함돼 금융대출이 불발됐다. 여기에 상부 구간 시민공원화 사업은 순수 시 재정으로 해야 하나 당장 재정난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수백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일도 쉽지 않다. 더구나 송도석산이 현재 낙석이 진행 중으로 상당히 위험하다는 것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시가 민간 안전기관에 의뢰한 결과 송도석산은 안전등급 최고 E등급 판정을 받아 추후 낙석 방지용 그물망 설치 등 안전관리를 하는 과정에서 관광객이 보기에 경관이 훼손돼 활용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는 추가 안전진단을 벌이는 데만 1억 원에, 추가 안전점검을 모두 완료하려면 수십억 원 안팎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정복 시장도 25일 송도석산 현장을 찾아 대책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사업 구상은 나왔지만 실제 민간 매각과 협력사업이 관건"이라며 "관광지로 사랑받지만 실제 도시공사나 시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실정인 만큼 민간사업자 모집에 최선을 다하는 방법이 유일한 대책"이라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ljh@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