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가 운영난 문제로 개교 전부터 위기를 맞고 있다.

1일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가 세종 영재학교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 과학예술영재학교로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4일 개교한다.

하지만 학교가 문을 열자마자 재정난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학생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고, 예술과 인문학을 연계한 융합교육을 위해 필요한 1년간 운영예산이 30억 원가량 필요하지만 이 가운데 25%가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유치 당시인 2012년 전체 예산 중 시교육청이 절반을 내고, 인천시와 연수구가 각각 25%씩을 부담하는 매칭을 약속하며 유치를 확정지었다.

그러나 개교를 앞두고 연수구가 입장을 바꿨다.

유치 당시 구청장이 바뀐 구는 과학예술영재학교가 연수 주민에게 큰 도움을 안 되고, 기초단체가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특정 영재학교에 운영비를 지원하는 일이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예산 지원 약속을 번복했다.

대신 예산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연수구 아이들을 위한 입학특례를 요청하고 나서 마찰을 빚고 있다.

당장 시교육청과 인천시, 교육부까지 구의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예산 지원을 이유로 연수구 아이들에게 특례 혜택을 줄 경우 또 다른 역차별 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서다.

이재호 연수구청장은 "예산 지원 약속은 전임 구청장의 전형적인 포퓰리즘 행정"이라며 "올해만 7억 원이 넘고, 내년부터 매년 입학생이 늘어 수십억 원의 예산이 학교로 빠져나가 구가 감당할 수준을 넘어선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와 학교, 인천시와 협의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일단 연수구가 약속을 지키는 것이 선결돼야 한다"며 "연수구의 제안을 감안해 전국 단위의 학생 선발 방식을 변경하거나 예산 지원 비율을 조정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l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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