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청라경제자유구역 내 쓸 만한 침출수처리장을 없애고 새로 설치해 과잉투자 지적을 사고 있다. 사진은 3차 처리시설을 새로 짓는 바람에 방치된 2차 침출수 처리시설.  최민규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청라경제자유구역 내 쓸 만한 침출수처리장을 없애고 새로 설치해 과잉투자 지적을 사고 있다. 사진은 3차 처리시설을 새로 짓는 바람에 방치된 2차 침출수 처리시설. 최민규 기자
처리비용 절감을 빌미로 청라국제도시 인천첨단산업단지(IHP) 안 땅속 폐기물을 굴착 구간은 그대로 둔 채 성·복토(굴착 구간 제외)하기로 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침출수 처리시설 설치에는 돈을 물 쓰듯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LH는 이 과정에서 재이용이 얼마든지 가능한 시설을 내팽개친 채 설치비와 관리비가 비싼 침출수 처리시설을 또다시 설치해 특정 업체 밀어주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LH 청라영종사업본부 등에 따르면 총 공사비 28억 원을 들여 지난 4월 인천시 서구 원창동 424 번지 일대에 ‘청라5구역·남청라분기점 구간 매립폐기물 침출수 처리장(3차)’을 설치했다. 3차 침출수 처리장은 막여과 처리공법(MBR)으로 하루 600t의 폐수를 처리(처리비 월 1천400만 원)할 수 있다.

LH는 3차 침출수 처리시설 설치 이전 16억 원을 들여 경서동 832-4·5번지 일대에 2010년 10월 설치한 청라5구역 비위생 매립지 침출수 처리시설(2차)을 2014년까지 위탁 가동했다. 2차 침출수 처리시설은 하루 처리용량 600t의 응집부상분리공법으로 MBR공법의 시설보다 운영비가 40% 정도 덜 드는 게 일반적이다.

LH는 여기에 공사비용 21억 원을 투입해 설치한 1천300t 처리 규모의 ‘폐기물 1공구 비위생 매립지 침출수 처리장(1차)’의 시설을 채 1년도 가동(2007년 10월~2008년 9월 30일)하지 않고 뜯어 없애 버렸다. 이 시설의 처리 공법은 MBR이었다.

주민과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인천 청라경제자유구역 폐기물처리 의견조정협의회(이하 협의회)는 3차 처리시설을 새로 짓지 말고 2차 처리시설을 재이용하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응고부상분리공법의 2차 처리시설을 4년 동안 운영한 결과 운영비를 40% 줄일 수 있고, 1차 처리시설(MBR)의 경우 공법상 문제가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LH는 협의회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설치비와 운영비가 더 드는 MBR공법의 3차 처리시설 설치를 밀어붙였다.

LH의 청라경제자유구역 침출수 처리시설은 D사가 설계를 도맡았으며, 시공업체도 D사를 추천할 정도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 K사가 맡은 것으로 나타났다. 2차 처리시설을 운영했던 B사 대표(57)는 "3차 처리시설 공사 입찰 당시 19억 원을 써냈지만 떨어졌다"며 "시공사로 선정된 K사는 실적이 그다지 많지 않은 MBR 제품 제조업체"라고 밝혔다.

협의회 위원인 김진한(인천대 건설환경공학부)교수는 "침출수를 분석한 결과 설치비와 운영비가 많이 드는 MBR공법의 처리시설을 굳이 새로 설치할 필요가 없었던 것으로 진단됐다"며 "3차 처리시설 설치는 과잉투자로 읽힌다"고 설명했다.

LH 청라영종사업본부 관계자는 "1차 처리장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잘 모르겠고, 2차 처리장은 1년 정도 연장해서 사용했는데 처리용량의 ⅓밖에 처리하지 못해 3차 시설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hi21@kihoilbo.co.kr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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