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와 EBS 수능교재의 글자를 점자로 고치는 ‘점역’이 지연되면서 시각장애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병욱(더·성남 분당을)의원은 최근 국립특수교육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교과서 및 EBS 수능교재 점역 현황’을 분석한 결과, 시각장애 학생들을 위한 교과서와 EBS 수능교재의 점역 작업이 늦어져 뒤늦게 배포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1일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점역 작업이 완료된 총 31개 교과서(초교 23개, 중학교 4개, 고교 4개)가 일선 학교에 배포가 완료된 시기는 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여가 지난 3월 31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고등부 신편 교과서 점역 현황을 보면 세계지리(2009개정)의 경우 2014년 12월 9일에 시작된 점역 작업이 2015년 3월 26일에 완료돼 5일 뒤인 31일에서야 배포가 완료됐으며, 세계지리와 같은 날 점역을 시작한 생명과학1도 지난해 3월 20일에야 점역이 끝났다.

이와 함께 수능과 70%가 연계된다는 EBS 수능교재의 점역 작업도 교재가 발간된 이후 세 달 이상 소요되고 있다.

EBS 수능교재인 필한국사의 경우 교재는 4월 27일 출간됐지만 점역 작업은 8월 13일 완료됐고, EBS N제는 7월 9일 출간됐지만 점역은 9월 18일 완료되는 등 대부분의 교재가 늦게 점역되면서 시각장애 학생들은 비장애 학생에 비해 2∼4개월가량 늦게 교재를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지난해 EBS 수능교재는 내용 오류나 보완 등의 교재 오류가 232건이 나왔지만 이와 관련된 점역 작업은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김 의원은 "시각장애 학생은 교과서와 교재를 보는 시간이 일반인 학생보다 많이 필요함에도 불구, 제때 받아 보지 못하고 있다"며 "힘든 여건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불이익을 겪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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