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중국인 관광객) 등 외국인 관광객을 국내로 끌어모을 수 있는 관광상품은 무엇일까? 쇼핑과 즐길거리 등을 갖춘 상품이 제격일 것이다. 그것도 한곳에서 모두 누릴 수 있다면 더 이상 부러울 것이 없다. 카지노 복합리조트 개발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다.

정부도 내수 진작을 통한 경기 활성화를 위해 수년 전부터 외국인 전용카지노 투자유치에 목숨을 걸었다. 이명박(MB)정부 때부터다.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가 이때부터 최적지로 떠올랐다. 카지노산업의 집적화를 통한 투자유치가 그것이다.

정부는 2014년 3월 카지노 사전심사제도까지 동원해 영종도 미단시티 내에 ‘LOCZ(리포&시저스)코리아’를 유치했다. 올해 3월에는 ‘복합리조트 개발 사업계획 공모(RFP)’를 통해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 개발사업을 선정했다. 파라다이스시티는 내년 4월 1단계 시설 개장을 앞뒀다.

이런 영종도에 행정자치부가 ‘폭탄’을 터뜨렸다.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옥외광고물법)’ 개정(안)이다. 개정 법은 이달 7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 법의 개정 취지는 디지털 등 옥외광고물 규제 개선이다. 그런데 오히려 외국인 전용카지노까지 옥외광고 금지를 확대하는 어리석은 짓을 하고 말았다. 한쪽은 범정부 차원에서 관광산업 투자 활성화에 목을 매는데, 행자부는 오히려 엇박자 정책을 펴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다. 더 웃긴 일은 관련 부처 간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행자부로부터 의견서조차 받지 못했다며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개정된 옥외광고물법으로 당장 파라다이스시티가 피해를 당하게 됐다. 파라다이스시티는 내년 개점을 앞두고 흔한 현수막조차 걸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무엇보다 한류의 영향으로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가 많은 배우 ‘김수현’을 전속모델로 최근 기용했으나 이마저도 활용할 수 없게 됐다. 개정 옥외광고물법에 따른 김수현 홍보 광고 무산은 파라다이스시티에는 뼈아프다.

지난해 3분기 국내 외국인 전용카지노 방문객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0만 명 줄었다. 그 결과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천300만 명 정도로 2천만 명에 육박한 일본에 추월당하고 말았다. 국내 카지노업계가 벌어오는 외화는 1조3천700여억 원(2014년 문체부 기준)으로 입장객 역시 국내 방한 외국인 관광객 1천420여만 명 중 20%가 넘는 290여만 명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효과도 이제는 물 건너갔다. 개정된 옥외광고물법 때문이다. 따라서 행자부의 규제 강화 정책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을 내쫓는 일이 되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 당국자는 "개선 방안을 카지노협회 쪽과 함께 준비하고 있다"며 "(행자부)담당자와도 협의하고 있으며, 다음 개정 때 검토해 보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안재균 기자 a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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