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남동부에 있는 말라위에서 멸종위기 코끼리 500마리를 새로운 안식처로 이주시키는 대작전이 진행되고 있다.

아프리카 코끼리들[게티이미지뱅크]무단복제금지
아프리카 코끼리 옮기기 대작전[AP=연합뉴스]
아프리카 코끼리 옮기기 대작전[AP=연합뉴스](AP=연합뉴스)

미 CNN에 따르면 동물보호단체 '아프리칸 팍스'는 말라위의 리원데 야생보호구역에 있는 코끼리들을 450km 떨어진 은코타코타 야생보호구역으로 옮기는 작업을 지난 21일(현지시간) 시작했다.

내년 9월까지 이사하는 코끼리 수는 모두 500마리로 일단 이번 달에 92마리가 거처를 옮긴다.

코끼리들은 은코타코타 구역은 물론 그와 비슷한 환경의 야생보호구역으로 옮겨진다.

코끼리를 먼 지역으로 굳이 옮기는 것은 기존 서식지에서 코끼리들이 생존에 위협을 받았기 때문이다.

리원데 구역 주변에선 주민 수가 늘어나면서 경작이나 사냥을 위해 코끼리 서식지를 침범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코끼리 상아를 얻기 위한 밀렵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아프리카에선 매년 2만 마리가 밀렵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CNN은 밀렵 등으로 20세기 초반 300만∼500만 마리에 달했던 아프리카 코끼리가 현재는 47만 마리로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5년간 리원데 지역에서 코끼리 때문에 숨진 사람이 40명에 이르는 등 주민과 코끼리 간 충돌도 잦아졌다.

마취총 맞은 코끼리들[AP=연합뉴스]
마취총 맞은 코끼리들[AP=연합뉴스]

결국 코끼리들에게 새로운 보금자리를 제공하려는 계획이 세워졌지만 작업은 결코 만만한 게 아니었다.

아프리칸 팍스의 이주 프로젝트 책임자 앤드루 파커는 이번이 사상 최대규모의 코끼리 이주 작전이라고 설명했다.

몸길이 최장 7m에 6t까지 무게가 나가는 코끼리를 무사히 새 거처까지 옮기는 데는 헬기와 중장비 등이 동원됐다.

헬기에서 사람이 쏜 마취제를 맞아 코끼리가 잠이 들면 크레인을 이용해 코끼리를 들어 트럭으로 옮긴다.

트럭을 타고 이동한 코끼리는 새 거주지에 들어가기 전에 하루 동안 '대기 지역'에 머문다.

파커는 "코끼리 가족끼리 서로 만나고 다시 교감할 시간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하루의 대기 시간을 주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코끼리의 이동에만 160만 달러(약 18억2천만원)가 들어간다. 새 거주지의 안전망 설치, 밀렵 감시 등에도 자금이 필요하다. 몇몇 기부재단이 코끼리 보호를 위해 자금을 기꺼이 내놨다.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지만 코끼리의 미래가 마냥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동물보호단체 등의 노력으로 아프리카에서 코끼리 개체 수가 늘어나는 지역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자연기금(WWF)의 아프리카 코끼리 프로그램 조정관인 라민 세보고는 "케냐와 탄자니아에 걸친 마라-세렝게티에서 코끼리 개체 수가 증가했고 나미비아와 보츠와나의 코끼리 수도 안정 또는 증가세"라고 말했다.

헬기 동원 '코끼리 마취'[AP=연합뉴스]
헬기 동원 '코끼리 마취'[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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