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성수기임에도 인천 섬지역 주민들의 한숨은 커져만 가고 있다. 안개와 강풍 등 날씨가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는데다, 운임 지원 등 섬 관광을 위한 지원책도 부실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영업에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인천시와 인천항 운항관리센터 등에 따르면 연안여객터미널에서 7월 한 달 중 안개와 강풍으로 7일간 출항이 지연됐으며, 백령·연평도행 항로는 3일간 운항이 중단됐다.

올 여름은 지난해보다 안개가 많이 발생해 인천 섬을 찾은 관광객들은 적게는 1~2시간에서 많게는 4~5시간까지 출항을 기다려야 한다.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리다 돌아가는 관광객도 있지만, 자칫 날씨 탓에 배가 운항하지 않을 경우 섬에 갇힐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섬 관광을 포기하고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이작도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김유숙(59)씨는 "안개가 너무 많이 끼다 보니 연안부두에서 기본 2~3시간씩 기다리게 되고, 아예 포기하고 돌아가기도 한다"며 "여름 성수기임에도 민박집 대부분이 비어 있고, 펜션도 빈 방이 많은 실정"이라고 한숨을 쏟아냈다.

여기에 적지 않은 여객선 운임도 도서 주민들에게 ‘이중고’를 안겨 주고 있다. 현재 백령도의 왕복 여객선 요금은 약 13만 원, 연평도는 11만여 원, 덕적도 4만6천 원, 대이작도 4만1천 원 등이다.

인천시와 옹진군은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해5도에 한해 타 시도민에게 여객선 운임의 50%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휴가철 성수기인 7월 23일부터 8월 7일까지는 운임을 지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성수기에는 여객선 운임의 10%가 할증으로 붙고, 주말에는 또다시 10%가 추가된다.

옹진군 관계자는 "기존에는 다른 섬에도 타 시도민 여객선 운임을 지원했는데, 올해부터 지원이 없어지다 보니 지난 4월과 5월 인천지역 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어든 것으로 안다"며 "8월 중순부터는 군 자체 예산을 마련해 다른 도서에도 운임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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