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우섭 인천 남구청장의 행보에 시선이 따갑다.

최근 탈당 의사를 번복하고 시당위원장 출마를 선언한 그가 이번에는 구청장직을 그만둘 수 있다고 밝혀 시장 출마를 염두에 둔 지나친 ‘정치 행보’라는 지적을 받기 때문이다.

박우섭 구청장은 4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더불어민주당 시당위원장 출마 및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뜻을 내비쳤다.

그는 ‘시당위원장에 선출되면 구청장직을 내려놓을 수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구청장 보궐선거가 발생하지 않는 조건으로 내년 7~8월께 구청장 직을 내놓을 수 있다"며 "더민주의 대선 승리를 위해 몸을 바칠 각오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2년 뒤 지방선거에서 더민주 인천시장 후보로 나서겠다는 출마 포부도 숨기지 않았다.

박 구청장은 "내가 인천시장 꿈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대통령선거에서 더민주의 대권 후보가 당선돼야만 인천시장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일각에서 현직 구청장이 시당위원장을 맡을 경우 정당 활동에 제약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론을 펼쳤다.

박 구청장은 "조직을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결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잘못된 방향으로 뛰기만 해서는 안 된다"며 "나는 올바른 방향을 갖고 있으며, 또한 새벽이나 밤늦게라도 열정을 갖고 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역의 행정을 담당하는 기초단체장으로서는 적절치 않다는 반응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비전 제시보다는 시장 출마를 염두에 둔 정치 행보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데, 시당위원장 당선을 위해 구민이 선택한 구청장직까지 내던질 수 있다고 한 발언은 지역의 행정수장으로서 할 소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박 구청장은 ▶인재육성위원회 설립 ▶인천시당 정책연구소 설립 ▶정권 교체, 자치분권국가 수립의 초석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한편, 더민주 인천시당은 8일 후보자 등록 후 17~18일 양일간 권리당원 ARS 투표를 거쳐 20일 인천시당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시당위원장을 선출한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