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철도 2호선의 계속되는 사고 원인으로 총체적인 ‘안전불감증’이 꼽힌다. 개통한 지 5일이 지났음에도 시운전 당시 발생했던 문제점들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 그렇다. 특히 비상상황 발생 시 시민들을 유도해야 할 안전요원 역시 마찬가지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않아 우왕좌왕하는 등 예고된 사고였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3일 오전 5시 55분께 인천시청역에 도착한 도시철도 2호선 열차는 원래 출입문 위치보다 65㎝가 지난 지점에 멈춰 섰다. 도시철도 2호선의 경우 무인 원격제어시스템으로 운영돼 출입문 정위치에서 25㎝ 내에 정차해야만 문이 열린다. 당연히 정위치를 벗어난 열차의 출입문은 열리지 않았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안전요원들의 대처가 미흡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는 우려마저 나왔다. 열차에 탑승하고 있던 안전요원이 비상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불안에 떨던 승객들은 내부 비상스위치를 눌러 출입문을 강제로 열고 열차에서 탈출했다고 한다.

교통공사는 지난달 30일부터 개통 전 시운전에 참여했던 82명을 2호선 안전요원으로 운영하고 있으나 이들에 대한 교육도 제대로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25% 이상인 20명 이상이 열차 운행 경력이 없는 비전문 요원으로 드러나 공사의 안전불감증을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이들의 연령별 구성은 50대 이상 50여 명, 60대 이상 36명이다. 이 중 20대 이상 24명은 취업준비생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전요원 문제뿐 아니라 시운전 과정에서 발생했던 장애들이 개통 이후에도 반복되면서 시스템 운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위치 정차나 통신장애 등 열차 운행 중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다수의 문제점들이 지속되면서 시운전 점검 당시 제대로 오류 개선이 이뤄졌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나, 교통공사는 시운전 점검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의혹만 키우고 있다. 더구나 교통공사와 열차 제작사 등은 무인운행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시민들이 갖가지 사고로 불안에 떨고 있음에도 문제점들을 차차 개선하면 된다는 입장이어서 시민 불안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지역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개통 이후 발생하는 갖가지 사고도 문제지만, 중요한 것은 시민 불안을 가볍게 여기는 시와 교통공사, 업체의 태도"라며 "그들이 보기엔 작은 문제가 얼마나 큰 사고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안전요원의 경우 3개월 계약직이다 보니 자긍심과 애사심 등이 적은 실정"이라며 "앞으로 실제 상황을 가정해 비상상황 발생 시 대처 요령에 대해 전원 교육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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