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 철도 주권 시대를 맞는 첫 출발점이 된 인천도시철도 2호선이 개통 후 사고가 이어지면서 ‘사고철(事故鐵)’이라는 오명만 계속 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개통 이후 하루 한 번꼴로 사고가 발생한데다, 추가 사고를 차단하기 위한 잇따른 대책회의도 소용이 없어서다.

일본 출장길에 올랐던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5일 송수관 파열로 도시철도 2호선 운행이 또다시 중단되자 출발 12시간도 안 돼 비행기를 돌려 급거 귀국하기도 했다.

개통 이후 약 일주일이 지난 7일 현재까지 발생한 장애는 총 9건으로, 개통 당일 6건을 비롯해 2일과 3일, 5일 등 거의 매일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개통 당일 오전 10시 33분 서구청역과 인천가좌역에서는 전력 과부하가 발생해 2호선 전 차선에서 15분 동안 단전된 데 이어 3시간여 뒤인 오후 1시 38분과 5시 56분에는 석남역 하행선에서 단전 여파로 전동차 역행제어장치 오류가 발생하면서 열차가 각각 20분과 13분씩 운행이 중단됐다.

개통 첫날 장애는 밤까지 이어졌다. 이날 검암역 상·하행선에서도 오후 7시 이후부터 9시가 넘어서까지 신호장치 통신 고장으로 출입문에 이상이 생기는 등 총 3차례의 장애가 생겼다.

잠잠하던 2호선 장애는 개통 사흘이 지난 2일 다시 이어졌다. 이날 오후 7시 36분께 전동차 여닫이 출입문에 부착된 센서 고무 파킹이 파손돼 서구청역 상행선 열차의 출입문이 닫히지 않았고, 운행이 9분 동안 지연됐다.

이어 다음 날 오전 5시 42분께에는 인천시청역에 들어온 열차가 정위치 정차를 하지 못해 출입문이 열리지 않았고, 안전요원의 대처 미숙으로 약 20분간 열차 안에서 불안에 떨던 시민들이 스스로 문을 열고 나오는 사고가 발생했다.

9번째 사고는 5일 송수관 파열로 두 시간 동안 검단오류역과 아시아드경기장역 구간에서 열차가 운행되지 못했다.

이처럼 사고가 잇따르자 인천교통공사와 인천도시철도본부는 7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시철도 2호선의 장애 원인과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도시철도본부 관계자는 "기존 발생했던 장애들은 모두 조치를 완료한 상황"이라며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간 외부 전문가와 합동 점검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시민들의 승차감을 높이기 위해 급가속·급감속 개선과 열차 운행계획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고, 장애인 이동권을 위해 차내 안전바 설치와 역사 내 점자블록 등 이동 동선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이 근본적인 대책으로 적절한지는 의문으로 제기되고 있다. 첫 사고 발생 후 추가 사고를 차단하기 위해 대책회의는 계속됐지만 여전히 사고는 ‘진행형’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유정복 시장은 "해당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한 전면적인 점검을 진행하고, 필요시 시공사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도 포함돼야 할 것"이라며 "각종 사고 발생에 대비해 안전사고 대응 매뉴얼의 재점검 및 보완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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